본격 시험대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1.2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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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펀드 연초이후 10%하락...인사이트펀드가 가장 큰 시험대

"역사적으로 시장에는 언제나 시장변동 요인이 존재했습니다. 시장은 가끔 우리에게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이런 변동은 투자에 있어서는 또다른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2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다. 그동안 마케팅 차원에서 특정펀드를 알리던 기존 광고와 달리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속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실력을 믿어달라는 주문이다.



IMF 911테러 이라크전쟁 등 과거에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경우가 많았지만 참고 인내한 투자자들은 고수익률로 화답받았고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촉발된 주가 하락에도 미래에셋의 실력을 믿고 펀드 환매를 자제해 달라는 정중한 요청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올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 급락속에서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이 있을수 있는 고객들의 환매요청에 대비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해석이다.



또 이번 광고엔 현장세에 대한 미래에셋그룹의 '위기의식과 고뇌가 함축돼 있다'는 것이 자산운용업계의 중론이다. 될성부른 소수의 섹터와 종목에 앞서서 집중적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내고 그것을 마케팅으로 이어온 미래에셋으로는 지금과 같은 조정장이 진정한 운용능력을 시험하는 진검승부시기가 아닐 수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몸집이 커진 상태여서 이번 조정장을 어떻게 넘기느냐는 미래에셋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주식펀드로 유입된 신규자금의 40%이상을 빨아들인 미래에셋의 주력 펀드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하락으로 연초이후 불과 20여일만에 10%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설정액 기준 5000억원이상 국내펀드는 모두 28개. 이중 미래에셋펀드는 13개로 46.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펀드중에서 한국운용의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 A'를 제외한 9개 펀드가 모두 미래에셋의 펀드다.
본격 시험대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의 설정액 상위 9개 펀드는 연초 글로벌 증시의 동반하락으로 모두 부진한 운용성과를 보이고 있다. 21일기준으로 모두 마이너스 8%대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설정액 2조4953억원인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이 -8.70%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해외펀드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설정액 1000억원 이상 중국펀드는 모두 20개. 이중 미래에셋 펀드는 모두 7개다. 이들 7개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11%대를 기록중이다. 최대 규모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는 11.4%의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21일현재).

인사이트펀드가 가장 큰 시험대



하지만 국내 주력펀드와 중국펀드보다 미래에셋에 더 큰 시험대로 다가오는 것은 설정액 4조7298억원의 국내최대규모의 '인사이트펀드'라는 지적이다. 10월말경 지수정점기에 설정된 펀드인데다 수익률 하락도 크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펀드 기준가는 21일 기준으로 설정일(2007년10월31일) 이후17.8% 하락했다. 한국과 글로벌 주식에 전체 자산의 자산의 90%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동반하락으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측은 장기투자할 경우 원금회복은 물론 과거 명성에 걸맞는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는 "올해 원금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투자자문사 대표는 "설정액이 1000억원 미만일 경우 글로벌 증시의 반등을 잘 이용하면 20%정도의 수익률은 쉽게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4조가 넘는 경우 20%의 수익률을 만회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사이트 펀드는 적립식보다는 거치식 투자자가 많다"며 " 이들이 20%대의 수익률 하락을 얼마나 견딜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인사이트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1일 기준가 대비 21.7% 상승해야 한다. 여기다 은행예금 수준의 이익률(7%)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0%가량 반등해야 한다. 최근에는 그간 버티던 최근 유럽 중국, 브릭스 등의 증시까지 하락해 감내해야할 환경이 녹록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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