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비자금 수사 '분수령' 맞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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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조성 및 용처 확인 위해 고가 미술품 확인여부가 관건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21일 이건희 회장 일가 등이 비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을 숨겨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미술품 수천여점을 발견했다.

특검팀은 '삼성 일가가 비자금 세탁과 세금 탈루에 고가 미술품을 활용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이어 일부 언론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사실확인차 압수수색에 나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특검팀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압수수색을 통해 찾아 낸 미술품 가운데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고가 해외미술품을 찾아내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만일 "고가 미술품은 없다"는 삼성 측의 해명대로 창고에서 '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 등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고가 미술품들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특검팀은 수사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만 한다.

특히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건희 회장 자택과 '승지원', 삼성그룹 계열사 임직원 자택에 이은 3번째 압수수색에서도 '허탕'을 쳤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세탁 의혹이 짙은 고가 미술품들이 발견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동안 차명의심계좌 수사를 통한 비자금 실체 파악에 몰두했던 특검팀이 수사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 등 미술품 구입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할 경우 예상보다 빨리 삼성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특검팀은 당분간 비자금 조성 및 용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고가 미술품 확인작업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특검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압수수색을 통해 고가 미술품은 찾지 못했지만 김 변호사가 폭로한 리스트 외에 또 다른 고가 미술품이 발견될 경우에도 구입경위를 조사해 반드시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의 이번 압수수색이 비자금 수사의 분수령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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