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PB, 폭락장에 "한숨만 나오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0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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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우려 확산...문의 전화 폭주로 고심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며 국내 투자심리도 급냉한 가운데,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투매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시장분위기 속에서 뾰족한 묘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PB지점에는 시장급락에 따른 대책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조만간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믿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고객들까지 '우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은행의 한 PB는 "시장하락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오던 고객들이 지난주말부터 전화를 해 대책을 묻고있다"며 "지난해 8월경 증시가 급락했다가 다시 올라간 사례가 있어 일단 지켜보고 있지만 그때와는 장세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세장이 좀 더 갈 것 같다"며 "증시가 반등하면 펀드 비율을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정석인데 지금은 때를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B은행 PB는 "현재 국내 뿐 아니라 해외증시는 눈치만 보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하 움직임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소극적인 시장분위기와 함께 독자적으로 나섰다가 두드려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같은 분위기에서 자금의 신규유입은 엄두를 낼 수 없다"며 "상반기에는 펀드비중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새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은 그는 "은행들이 확정금리형 특판예금을 많이 팔고 있는데 불안한 시장에 지친 고객들이 이쪽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C은행의 한 PB는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투자를 하려면 경기방어주로 옮기는 것이 낫다"며 "변동성 높은 국내펀드들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태풍이 불어닥치고 있을 때는 견디기 보다는 피하는게 상책"이라며 "만약 코스피 지수가 16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이라도 환매하는 것이 낫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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