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에버랜드'서 미술품 무더기 발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1.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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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일가 등이 비자금을 통해 구입한 고가 미술품을 은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경기도 용인 삼성에버랜드 창고에서 미술품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검팀은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1일 오후 3시55분쯤 수사관 10여명을 삼성에버랜드 내 삼성생명 맹인안내견 학교와 자동차박물관 등에 급파, 압수수색을 벌였다.



현장에서는 비자금 사건의 핵심 단서가 될 미술품 수천여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자세한 미술품 목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현장에 있던 미술품들을 영상녹화기로 찍어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은 20일 "삼성이 최근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자 비자금으로 사들인 미술품을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에버랜드 내 미술품 보관 창고로 은밀히 옮겼다"고 보도했었다.

특검팀은 그 동안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토대로 삼성 측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고가의 해외미술품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오다 관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일단 특검팀은 이날 발견된 미술품 가운데 고가 미술품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한 뒤 관련자들을 상대로 구입 및 보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특검팀은 실제 이 회장 일가 등이 비자금을 이용해 미술품을 구입했는지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창고에 있던 미술품 가운데)'베들레헴 병원(프랑크 스텔라 작)', '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 등 고가 미술품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은 특검 측에 "에버랜드 창고를 리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남은 그림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사용해왔으며 고가 미술품은 없다"고 고가 미술품의 실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배 사장과 삼성증권 실무진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차명의심계좌 개설 경위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은 앞으로도 비자금 의혹이 규명될 때까지 하루에 1∼2명씩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임원과 실무진들을 추가 소환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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