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블랙 먼데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1.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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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블랙먼데이'(Black Monday)를 맞았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손실이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증시는 2년여래 최저로 추락했고 중국 증시는 5000선을 내줬다. 홍콩 증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닛케이 3.9% 급락, 2년래 최저

일본 증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535.35포인트(3.9%) 급락한 1만3325.94로 마감, 2005년 10월25일 이후 최저로 하락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밝힌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내수 경기 불안 신호가 겹쳐 말그대로 '내우외환'에 직면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해 4분기 도호쿠, 긴키, 규슈,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전체 11개 지역 중 5곳의 경기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4개 지역의 경기가 악화됐다던 일본은행(BOJ)의 지난주 발표에 악재가 추가된 것.

이 여파로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가 5.7% 급락했고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도 5.6% 밀렸다. 토요타자동차가와 혼다자동차가 3.1%씩 하락하는 등 수출주들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증시 미경기 우려+서브프라임 노출, 5000선 이탈

중국 증시는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을 내줬다. 특히 중국은행(BOC)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66.08포인트(5.14%) 빠진 4914.44로 마감, 5000선을 내주며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1개월여만에 최저로 밀렸다. 선전종합지수는 70.09포인트(4.62%) 밀린 1448.18로 거래를 마쳤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지난해 4분기 24억달러를 추가 상각할 전망이다. 중국은행은 아시아 은행 가운데 서브프라임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행이 5%대 급락했고 공상은행과 건설은행도 각각 4%, 3.3% 밀렸다.



에어차이나의 모회사 중국국제항공공사가 19억달러를 투입, 동방항공 지분 30%를 인수하겠다는 소식에 중국국제항공의 유동성 불안이 대두되면서 에어차이나도 10% 빠졌다.

홍콩증시 5.5% 폭락, 9.11 이후 최대낙폭

홍콩 증시도 맥을 못췄다. 항셍지수는 1383.01포인트(5.5%) 폭락한 2만3818.86으로 거래를 마쳐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의 서브프라임 우려가 불거지면서 금융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중국은행이 10% 급락하는 등 본토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락했고 HSBC 은행도 2004년 5월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유럽증시 전고점 대비 20% 하락, 약세장 진입

유럽 증시도 하락세로 개장, 점차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유럽 증시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간) 오전 8시 47분 현재 영국 FTSE지수는 150.30포인트(2.55%) 급락한 5751.40을 기록중이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68.82포인트(3.32%) 밀린 4923.58을, 독일 DAX지수는 193.75포인트(2.65%) 떨어진 7120.42를 나타내고 있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오전 8시 33분 현재 전일대비 7.27포인트(2.2%) 밀린 320.36을 기록, 지난해 6월 최고점 대비 20% 급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역시 미국발 악재로 금융주가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UBS와 바클레이 등 대부분의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두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21%, 13% 급락했다.



한편 지난 18일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마감, 4거래일 연속 뒷걸음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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