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매력 점증" vs "1600도 위험"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1.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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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투신권 "1700이하 저가매수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중론

"주가가 떨어질수록 가격 매력은 높아집니다."
"기술적으로도 1600은 충분히 깨질 수 있습니다"

한국증시가 3%가까이 급락했다. 중국 상해증시는 5%하락했고, 일본증시는 4%가까이 하락하는 등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주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1700이하에서 투신권의 방어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연기금은 계속해서 자금을 쏴주고 있지만, 투신권은 프로그램매매에만 매달리는 모습이다. 1700선 사수에 대한 의지는 턱없이 약해졌고 '저가매수'를 부르짖는 목소리도 약해졌다.



21일 시장에서는 실망섞인 전망이 쏟아졌다.

현대증권은 이날 코스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6개월 코스피 밴드는 1600~1980으로 낮췄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추세적 반등 가능성이 낮다며 6개월 적정 코스피지수를 1780으로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1월 포럼을 통해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1800~2460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장중에 미국 채권보증업체(MBIA, 암박)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진 점도 돌발악재로 인식되면서 투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채권보증기관의 신용등급 하락은 글로벌 증시가 새로운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미국 금융주(시티뱅크, 메릴린치, JP모간 등)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 상각금액이 지난 4분기 뿐 아니라 올해 1분기와 2분에도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미국 채권보증기관발 돌발악재는 중동과 아시아 국부펀드의 자금 유입도 막을 수 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글로벌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신권의 반응은 '신중'그 자체다. 1700이하에서 저가매수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본부장은 "시장의 불안심리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 "지지선을 놓고 투자주체 사이에 눈치를 보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심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송 본부장은 그러나 "정보기술(IT)과 은행, 자동차 등 종목은 하락장에서도 버티는 모습을 보면 '대세하락'은 아직 논하기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며 펀드환매여부에도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외국계의 반응은 좀 더 조심스러워보인다. JP모간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치달을 경우 한국증시는 미국증시와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경제의 비동조화(디커플링)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경제는 디커플링됐을지 몰라도 자금흐름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경제의 회복여부가 한국증시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BIA의 신용등급 문제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시장에 반영돼 왔다"며 "증시에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고 밝혔다.



UBS관계자 역시 "기술적으로 봤을 때도 1600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며 "보이지않는 이슈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지수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주가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의견도 여전히 감지되고는 있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는 "금리 상품 대비 주식이 여전히 싸다"며 "신용위기가 마무리되고 공포심이 사라지면 싼 가격이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상무는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더이상 팔 수 없는 가격대에 이르게 된다"며 "이날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줄어든 것은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본부장도 "단기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돼 반영되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 끝나고 나면 현 주가는 싸다고 느껴질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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