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특수?' 에코펀드 수익률 급락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0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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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간 "태양광 등 설비투자 과다, 공공 부문 투자심리 악화" 우려

'특수'는 경기과 시장의 하락을 이기지 못했다.

올해초 교토의정서 시행으로 전 세계 환경기술, 대체에너지 부문의 '특수'가 예견됐지만, 관련 펀드 대부분이 최근 1개월간 MSCI 세계지수보다 2배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판매 환경기술펀드와 대체에너지펀드 9종은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1개월간 수익률이 최소 8%에서 최대 17%까지 크게 하락했다.



1개월 수익률이 가장 크게 떨어진 펀드는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펀드로, 하락률이 17.4%였다. 알리안츠GI글로벌에코테크주식,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펀드도 15~16%대 하락률을 보였다.

미래에셋맵스글로벌대체에너지인덱스,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주식, 글로벌신재생에너지주식,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우리CS퓨쳐에너지주식펀드도 10~13%대 손실이 났다.



펀드 중 KB지구온난화테마주식형펀드는 8%대 하락률로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벤치마크지수인 MSCI세계지수(-5.9%)에 비해선 2.1%포인트 더 많이 떨어졌다.

이는 최근 2주 사이 편입종목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환경기술, 대체에너지펀드들은 리뉴어블 에너지(Renewable energy), 큐셀(Q-Cells) 등 태양력 관련업체와 베스타스(Vestas), 가메사 등 풍력업체 비중이 높다.

권정훈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과장은 "대체에너지 등 환경기술 관련 대표기업 주가가 지난해 급등했다가 최근 2주간 많이 떨어졌다"며 "최근 소시에테제너럴(SG) 등 해외증권사에서 '태양광 관련 생산설비 투자가 과도하다'는 보고서가 나온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하락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투자심리에도 악화 요인"이라며 "대체에너지는 당장 1~2년 안에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선진국 정부의 공공부문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강 위원은 "온난화, 에너지 부족은 장기적으로 먹고 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조정은 일시적인 조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친환경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세계 증시보다 선방했다. 6개월 수익률은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펀드가 -0.8%, 알리안츠GI글로벌에코테크주식이 -4.5%로, MSCI 세계지수(-12.2%)보다 손실이 적었다.

허진영 제로인 과장은 "환경기술펀드들은 섹터펀드(특정 산업부문에 투자하는 펀드)라 집중 투자를 하기에는 위험도가 높다"며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이미 분산투자하고 있는 투자자가 초과수익을 추구할 때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선진국들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올해부터 5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특히, 유럽연합은 8%, 일본은 6%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교토의정서 불참선언을 한 미국도 2017년까지 석유 소비량을 20%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15%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기술, 신재생 등 대체에너지 기술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친환경기업에 투자하는 환경기술, 대체에너지펀드들은 사회책임투자(SRI), 지속가능투자 등 대안적 펀드로도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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