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기업실적 악화…1600도 안심못해"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1.1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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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석 NH투자證 투자전략팀장 "기업이익, 지수조정 불가피"

"1Q 기업실적 악화…1600도 안심못해"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사진)은 19일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17,18일 연이틀 반등에 성공했지만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한다"고 경고했다. 임 팀장은 특히 "연초대비 코스피지수가 160포인트 이상 급락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전문가들 사이에 조기 반등이 가능하다는 '주관적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임 팀장은 올들어 각종 보고서를 통해 '1월효과'보다는 '1월 쇼크'를 경고해 왔다.

임 팀장이 비판하는 낙관론은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감세정책 등으로 미국경기가 침체(Recession)를 회피할 수 있고 있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 선진국 경기둔화의 방패막이가 된다는 게 골자다. 또한 신정부의 친기업정책과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 증가 등으로 국내기업의 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 팀장은 이같은 낙관론에 대해 "객관적 현실을 무시한 주관적 기대감 일뿐"이라며 일축했다. 오히려 객관적 환경은 상당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경기는 2분기 연속 GDP(국내총생산) 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침체'에 가깝다"며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둔화로 중국 인도등 신흥시장의 경제률도 지난해보다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시중금리의 상승으로 국내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증시가 조기에 반등할 리 없다는 게 임팀장의 결론이다.

임 팀장은 "국내증시가 적어도 상반기까지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의 서브프리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관련 돌출악재가 터져 나온다면 국내증시는 비록 일시적이지만 1600선을 하회할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분기 기업실적 감소로 1600 밑돌수도 있어

= 너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1700선을 바닥권으로 주장하는 시장전문가들도 많다.
▷ 현재진행되는 글로벌 매크로 지표를 보면 올해 국내증시가 상당히 비관적이다. 대부분의 악재들이 알려졌지만 주가에는 60%정도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경기는 금리인하와 감세정책 등으로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여기다 국내기업들의 1,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1분기는 감익이 확실하고 2분기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지만 현재 시장컨센서스는 1분기 국내기업의 순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기대와 달리 순이익이 줄어들면 시장은 또한번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이다.

= 미국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18일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것은 한국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내성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 단기적으로 1700은 의미가 있다고 인정한다. 1500억달러 규모의 부시행정부의 감세발표와 이달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최소 0.5%포인트 금리인하 등으로 미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증시도 불과 13 거래일만에 연말(1897.13)대비 160포인트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과대낙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홍콩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다. 이련 분위기속에서 기술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지지선 확인후 반등추세 전환'으로 성급하게 확대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미국의 재정과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악재가 돌출될수 있어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 국내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보는가.
▷ 올들어 지난 4분기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이상 하향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몇몇기업은 미리 하향조정된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시장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이익도 마찬가지다. 1분기 국내기업 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다. 고유가와 금리상승 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올 2분기까지 국내기업들의 순이익은 하향조정될 것으로 본다.



중국 인도 등 브릭스 증시도 조정 불가피

= 국내기업의 순이익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향후 국내증시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기업실적 개선 모멘텀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다. 현재 시장컨센서스는 전년동기 대비 증가이기 때문에 실제 감소로 나타난다면 한단계 하락이 불가피하다. 기업이익 악화가 수치로 확인될 경우 1600선도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조정을 받더라도 지난해 8월과 달리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조정때 상반기까지 기업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상회했고 3분기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국내증시가 손쉽게 반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하반기 실적개선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중국과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브릭스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들 지역은 미국경기 침체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나.
▷ 올해 중국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지난해 미래성장성에 대한 과도한 프리미엄을 받아 이들 지역의 증시가 너무 많이 올랐다. 선진국시장보다 PER(주가수익배율)가 2배이상 높은 것은 향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인정하더라도 부담스럽다. 또한 선진시장이 침체할 경우 이들 국가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가령 중국의 대 선진국 수출비중이 67%에 달한다. 미국이나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때 중국기업만 수출호황을 구가할 수 없다.

= 국내증시는 언제 반등할 수 있나.
▷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하반기부터 반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내기업실적이 IT업종을 중심으로 개선돼야 하고 미국이 상반기중에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중국 인도 등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 급랭하지 않아야 국내증시가 하반기부터 조정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3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된다면 하반기 2000까지는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만약 3가지 조건중 하나라도 문제가 악화된다면 무자년 주식농사는 사실상 정리해야 한다



=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은. .
▷최근 발표되는 미국 IT기업의 4분기 실적이 예상외로 좋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IT수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T업종도 중국 인도 등 브릭스지역이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어 전년대비 양호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포스코가 18일 50만원을 밑돌았지만 철강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본다. 은행도 지분매각 등 특별이익 이외에 영엽이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개인들은 주식비중을 낮추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LG전자 삼성증권 신한지주 포스코 등을 매수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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