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라인 등급 하향이 무서운 이유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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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마비 가능성…자금 조달 비용 상승

은행들은 지난해 발생한 신용경색 사태로 리보금리가 치솟는 등 단기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2008년들어 은행들은 일반 수준의 금리만을 부과하며 서로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단기금융시장의 압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신용경색 후폭풍으로 취약해진 금융 기반이 뒤늦게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 상황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신용경색 후폭풍 영향으로 신용등급 하향 위기에 처한 암박과 MBIA 등 채권보증업체들이다.

국제신용평사인 피치는 18일(현지시간) 암박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가 최고 신용등급을 받지 못할 경우 이들이 보증한 채권의 가치는 급락하게 돼 가뜩이나 신용경색으로 위축돼 있는 채권 시장에 더욱 충격을 주게 된다. 또 다른 채권보증업체인 MBIA도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줄하향 조정은 또 다른 위기를 잉태하는 서막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이들이 보증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과 채권 투자자들은 더욱 큰 신용손실을 입게 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채권 관련 업무가 마비되고 이로써 미국과 유럽 경제권의 자금 조달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미국의 경기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S&P500지수는 올들어서만 벌써 9.75%나 빠졌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 재무부 채권과 정크본드의 금리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모든 위험한 자산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더이상 특정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대해 우려하는 대신 미국 경제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현실이 아니라 가능성이지만, 미국이 침체에 빠지면 자산 가격 폭락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국부펀드들은 때를 맞춰 미국 자산 매입에 나설 공산이 크다.



'위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겠지만, 충분한 자산을 비축하고 있는 일부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의 양면성은 아직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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