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트리어는 사람이 모여 거주한 시기로 보면 영원의 도시 로마보다 1300년이나 앞선 도시이다. 초대 로마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가 도시를 제대로 만들었고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한때 이곳에서 제국을 통치했다.
룩셈부르크로 가는 방향으로 모젤 강과 만나고 그 곳이 양국의 국경이다. 모젤 강은 북위 약 50도선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의 삼팔선을 염두에 두면 상당히 북쪽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룩셈부르크에 있던 우리는 주말이면 쇼핑을 위해 트리어로 갔다. 가끔 옷을 사야 할 경우는 덩치 큰 게르만족에 맞춘 옷은 작은 사이즈가 적어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라틴족의 도시인 프랑스의 어느 도시로 가야 했다.
따뜻한 와인- 글뤼바인은 추운 겨울 수레나 자전거에 실어 길거리에서 판다. 모락모락 따뜻한 김에 끌려 수레를 빙 둘러선 사람들을 뚫고 머그잔이나 종이컵에 주는 따끈따끈한 글뤼바인을 들고 마시면 레몬, 오렌지, 계피 향에 북위 50도의 음산하고 뼈 속까지 스미는 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감기예방에도 좋다는 글뤼바인은 직접 만들어 보자. 준비물은 오렌지 1개, 레몬 1개 정향 3~6개, 계피스틱 1개, 비교적 값싼 레드와인 1병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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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오렌지와 레몬을 썰어서 넣고 정향, 계피를 넣고 물 2컵 정도 부운 다음 15분정도 끊인다. 체에 걸러 충분히 우려난 물에 와인을 붓고 5분정도 더 끊이면 된다. 너무 끊이면 알코올이 다 날아가니 주의해야 한다. 약간의 단맛을 위해 흑설탕이나 꿀을 적당량 넣어 조정하면 좋다.
프랑스에서는 뱅쇼 (vin chaud)라고 하며 북쪽의 유럽 사람들은 감기가 들면 이 따뜻한 와인 한잔으로 몸을 데워 감기약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서울보다 더 추운 우리 집 양지에서 뱅쇼 한잔을 들고 창밖의 아직 녹지 않은 마당의 눈을 보며 눈만 오면 마냥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