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조정기, 펀드투자도 쉬어가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1.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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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펀드 설정액증가세 둔화...펀드런 우려는 성급

1월 들어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국내 펀드투자자들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펀드에 추가로 투자하는 자금을 줄이면서 향후 증시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대량 환매(펀드런)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지수가 1700선 아래로 크게 급락할 경우 불안심리가 확산돼 '펀드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증시와 펀드 투자자들의 동향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주요 운용사들의 국내외 펀드 설정액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운용 이익금의 재투자분을 제외한 순수 설정액이 5조1477억원 증가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2월에는 설정액이 3조2826억원이 늘어나 설정액 증가액이 전달에 비해 1조8651억원 줄었다. 올들어서는 보름 정도 지난 16일 기준으로 2조6726억원이 증가해 지난해 12월 같은 기간에 비해 설정액이 6100억원 가량 줄어든 상태다.

그나마 설정액 증가세가 둔화돼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조정장에서도 2조가 넘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나은 편이다.



'봉쥬르차이나주식형펀드'가 주력펀드인 신한BNP파리바운용은 올들어 월별 설정액 증가분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신한BNPP운용은 지난해 11월 한달동안 7163억원, 12월 1조8280억원의 설정액이 늘어났지만 중국증시의 고전으로 올해 1월에는 불과 1182억원만 증가했다.

우리CS자산운용도 월별 설정액 증가분이 지난해 11월 7535억원에서 12월 1534억원, 올해 1월에는 969억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브릭스펀드 열풍을 타고 쉬로더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1조1075억원, 올해 1월에는 1조5872억원으로 1달 반 사이 2조7000억원이나 설정액이 순증했다.

SH운용과 미래에셋맵스운용은 이달 들어 각각 1809억원과 156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펀드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대량환매에 대한 우려는 섣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1700선을 밑도는 시간이 길어지면 환매 움직임이 꿈틀거릴 것으로 판단하고 시장의 흐름에 신경을 쏟고 있다.

일선 지점에서도 투자자들이 조정장에서 '저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강한신 하나대투증권 이수역지점장은 "지난해 8월 하락때는 저가 매수기회로 삼아 추가 불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하락장에는 조정폭이 깊고 길어질 것이란 전망때문인지 매입신청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만수 하나대투증권 본사영업부장은 "현재 주가 수준이 고객이 환매여부를 판단하는 임계치 수준인 것 같다"며 "1700선을 크게 이탈하는 경우 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조정기, 펀드투자도 쉬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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