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역으로 "상승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라고 충고한다. 상승 조짐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다. 조선, 철강을 대신해 삼성전자를 앞세운 정보기술(IT)주의 상승 움직임이 그것이다. 또 지난해 증시를 이끌었던 조선 철강의 경우 단기 낙폭이 커진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IT의 부활 날갯짓=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철강 조선에서 IT로 주도주는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하지만 조선주의 낙폭이 워낙 커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생긴 만큼 언제 반등할 지 눈여겨 볼 때"라고 충고했다.
조선·철강주의 추락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IT주가 메워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순 이후 '가격인하 용인을 통한 세력재편'이란 승부수를 띄웠고 드디어 대만업체들이 물량조절에 나서면서 옛 헤게모니를 일정부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기투항'은 아니지만 '조건부 항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저항의 불씨를 남겨놓게 된다는 점은 불안요인이지만 현 국면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제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D램값 상승이란 기대감을 갖게 된 삼성전자 하이닉스는 17, 18일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오르며 하락세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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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의 매도…증시 상승은=한국 증시는 외국인이 현금확보를 위해 물량을 내다파는 주력 시장이다. 기관과 개인의 투자가 활발해 대규모 물량을 내놓아도 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금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인데, 이 때문에 미국발 위기의식이 높아질 때마다 대규모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송재학 팀장은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위기 뿐 아니라 EU 쪽 금융시장도 어려워지며 외국인의 위기의식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본다"며 "향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주로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잦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물론 서브프라임 문제는 계속해서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도 "미국 경제와 관련해 실물지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심리지표들에 선반영되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이어 "외인 매도는 상승탄력 강도를 제어하는 요인이 되겠지만 결정적인 요인이 아닐 수도 있다"며 "주가는 최악 국면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먼저 반등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