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최악의 상황 속 기관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1.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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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매도 계속될 듯…하방경직성이 이겨낼까

미국증시가 또 폭락했다. 메릴린치의 실적은 실망스러웠고,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1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6년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각해졌지만, 유일한 기댈 곳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은 큰 힘이 돼주질 못했다.



18일 개장전. 기관은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전일 1700이하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준 코스피시장이지만 외인의 매도는 더욱 거세질 것 같다.

오늘 장도 외인매도와 기관매수가 대립하는 모양새가 될 것 같다. 한동안 외인매물을 받아주던 개인들의 인내심도 전일 꺾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외부변수가 아무리 1700선에서 주식매수를 고려하는 기관이 많다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한국증시의 펀더멘털이 1700아래로까지 내려갈 수준은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다. 연기금과 투신이 1700아래서는 적극 매수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수급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개장전 시간외 거래는 매도가 많았다. 전일 종가에라도 팔고 싶은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호가는 아직까지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우려를 전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일 상승으로 연중 저점이 형성되었다거나 대바닥이 나왔는지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한다"며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기 시작한 미국의 경기 리스크가 향후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해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대감도 여전히 묻어나온다. 특히 FOMC를 앞두고 기대감도 반등 분위기를 연장시키고 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전일 반등이 적어도 다음 주 정도까지는 연장되면서 증시와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서브프라임 관련 금융기관의 실적 발표도 1차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여서 미국발 리스크가 이번 주처럼 주식시장을 거칠게 몰아가지는 않을 환경"이라고 밝혔다.

오늘 밤이면 미국정부의 경기부양책도 발표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개인 세금감면과 법인세 공제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책 규모가 약 1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날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와 동일한 4.1%로 발표됐고 18일 발표될 중국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전월(6.9%) 대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 이후 미국 주택경기 침체 등 위기의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몇 차례 경험상 외부 악재 영향력이 둔화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국내주식형펀드 증가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반등에 성공했다"며 "미국 금융주가 하락하면서 가격매리트가 높아져 우려를 감소시켰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며, 국내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돼 증시반등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최근 조정 국면에서 경험했듯이 추가적인 급락 리스크는 작아 당분간 지수 반등시도는 유효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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