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회장을 통해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자금유치를 통해 그룹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대주그룹은 1981년 창립된 대주종합건설이 기반이 돼 건설,조선,언론 등 7개 사업군에 1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순위 52위에 올라 있는 광주전남 지역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다. 그룹 전체 매출은 약 2조3000억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주건설과 대주주택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고 500억원대의 탈세사실이 적발돼 허 회장이 검찰에 고발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건설경기 냉각 등으로 자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이후 대주그룹은 대한화재 (2,540원 ▼50 -1.93%)를 롯데그룹에 팔고 대주건설 등의 사업부지를 매각하면서 긴급하게 자금을 마련해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다. 미분양 아파트는 할인매각해 자금을 확보중이며 광주일보, 동양상호저축은행, 다이너스티CC 등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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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6조원이 넘는 부채규모와 과잉투자 논란이 일고 있는 조선업에 대한 신규진출 등으로 채권금융기관과 관련업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더욱이 총수인 허 회장이 조세포탈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다.
유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허 회장의 긴급요구로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이는 유 회장의 인지도와 능력을 빌려 채권금융기관과의 협상을 원활하게 하는 동시에 허 회장 유고시 그룹의 구심점으로 삼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회장 역시 오랜 기간에 걸친 소송과 옥살이로 경제적인 압박을 겪어 온 처지인데다 선친 때부터의 사적인 인연에 근거한 허 회장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워 대주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유 회장의 말처럼 유 회장이 '독배를 마시는 것'인지 혹은 유 회장이 대주그룹의 해독제가 될 지 알 수 없다.
그의 전성기 때와 달라진 정치사회적 환경에서 IMF 외환위기 당시 외채협상에서 그가 보여준 기량을 얼마만큼 펼칠지 주목되며 그에 따라 유 회장과 대주그룹의 운명도 상당 부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