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승부수 통했다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1.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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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인수전]아시아나·렌터카에 대우건설까지 동원..인수가 4조 넘을 듯

이 기사는 01월17일(12: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법원과 매각주관사인 메릴린치 컨소시엄이 마련한 평가 기준에서 고득점에 성공한 금호는 먼저 가격부문에서 경쟁자들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가 제안한 인수가격은 4조원을 상회한다는 게 인수합병계(M&A) 관계자들의 관측. 법원이 제시한 최저인수가격인 2조3352억원보다 약 1조6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금호가 이 같이 막대한 인수금액을 동원할 수 있던 비결은 입찰제안을 한 인수주체에 대우건설 (3,865원 ▼65 -1.65%)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초 금호는 대한통운 (97,600원 ▲400 +0.41%) 인수전에 계열사 중 아시아나항공과 금호렌터카를 내세워 참여하려 했다. 하지만 이들의 영업이익 창출력이 수조원을 차입하기에 현저히 부족하고 신용등급도 낮아 차입을 위한 금리조건에서도 열세를 보여 문제가 됐다.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지급 보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금호는 이 때문에 최근 인수한 우량 계열사인 대우건설을 입찰제안 막판 인수주체로 포함시켰다. 이 같은 전략은 대우건설 인수에 함께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반발을 샀지만 금호는 이들의 항의를 인수후 시너지에 대한 비전제시로 일단 잠재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을 인수주체로 내세우는 극약처방을 내리지 않을 경우 막대한 인수자금을 동원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금호는 우선 금호산업이 최근 실시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과 대우건설이 대우빌딩을 매각하고 남긴 5000억원을 자금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다수의 시중은행과 연기금의 자금조달도 확정받은 상태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시 재무적 투자자들과 오는 2009년 12월 14일까지 연복리 9%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키로 한 계약과 이번 대한통운 인수는 그룹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기간내 대우건설 주가가 기준가격(주당 3만3085원)을 하회하면 FI들의 보유주식을 그룹이 재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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