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증시를 낙관하는 이유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2008.01.17 11:55
글자크기
[MT시평]증시를 낙관하는 이유


올해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 주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5년 동안의 대세 상승 국면이 이제 마무리된 것인가 아니면 상승 흐름 속에서 단기 조정인가? 필자는 후자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우선 현재 침체에 빠졌을지도 모르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는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식 시장에 희망을 갖게 한다. 따지고 보면 미국 경제가 지금 나빠진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정보통신혁명으로 미국 경제는 고성장 저물가란 이른바 신경제를 달성했다.

이런 신경제를 지나치게 신뢰하고 미국 가계는 과소비를 했다. 그 결과 가계의 금융 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한편 과소비로 수입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쌓여 불균형이 확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성장과 저금리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은 소비를 더욱 부추겼다.
 
불균형은 해소되기 마련이다. 2005년 하반기부터 주택 경기가 크게 둔화되고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소비 둔화에 따라 최근에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부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까지 등장해 경제와 금융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문제는 이미 드러났고 이제 그들이 점진적으로 해결되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이후 금리를 세 차례나 인하했고 올 1분기에도 두 번 정도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정부가 감세 등 재정 확대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할 전망이다.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도 국부펀드를 통해 부분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통화 및 재정 정책 확대를 미리 반영하여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고해주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이 경기 침체를 미리 알려주었다면 이제 금리차의 확대가 경기 회복에 청신호를 주고 있다.
 
물론 미국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었기 때문에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경제가 올해도 높은 성장을 할 것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를 낙관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투자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에서 올 8월에 개최되는 올림픽을 전후로 소비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물가가 다소 불안하고 금리 인상이나 위안화 절상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급격하게 둔화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와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가 제자리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여 중국 주가는 곧바로 장기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다.
 
국내 경제를 포함한 증시 주변 여건도 주가 상승 추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경기선행지수 등 일부 경제지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이를 반영해 주가도 지난해 12월부터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1997년 IMF 경제위기를 계기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만큼 올해 예상되는 4%대 중후반의 성장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시장 친화적인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소비 및 투자 심리가 호전될 전망이다.



경기 순환 주기 상으로 올해 4분기부터는 우리 경제가 다시 확장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반영하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 이익이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수급 사정도 긍정적이다. 올해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주가도 안정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형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따라서 우리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비해 줄어들 것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식을 더 살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도 노후를 대비하는 투자 수단이라는 주식 문화의 도도한 변화다.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간접투자 형태로 개인 자금은 올해도 주식 시장으로 꾸준하게 유입될 것이다.
 
비관적으로 주식 시장을 내다보기다는 회의론 속에서도 낙관적 시각을 갖는 것이 올 한해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두는 길이라 여겨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