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삼성특검…회장 자택까지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8.01.15 17:57
글자크기

전방위 전술(?), 압수수색 장소·순서 예상 깨

"회장 개인 집무실, 그룹 본관, 회장 자택"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파죽지세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압수수색 장소와 순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검팀은 사실상의 수사 첫날인 14일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과 그룹 수뇌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5일에는 그룹 본관 및 이 회장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는 첫 압수수색 대상이 삼성그룹 본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며, 승지원을 압수수색한 만큼 이건희 회장의 자택은 수색 대상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는 전망 또한 빗나가게 한 것이다.

수사 자료를 확보키 위한 압수수색 자체가 수사의 한 '전술'로 사용되고 있는 느낌이다.



특검팀의 이 같은 행보는 우선 특검 수사를 장기간 대배해 온 삼성으로부터 의미있는 수사 자료들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예상할 수 있는 순서와 장소를 바꿔서라도 필요한 문건을 더 찾아내겠다는 것.

특수수사의 성패는 수사 초기 압수수색을 통해 얼만큼의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형태의 압수수색은 '관리의 삼성'이라 불리는 막강 조직으로부터 수사의 단초가 될 자료를 빼 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4일 8곳에 대한 동시 다발적 압수수색에서 특검팀의 압수물량이 예상 외로 적었다는 것을 이를 증명한다.

한편 특검팀의 압수수색은 장소보다는 사람 즉, 조직내 구성원들의 역할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는 인상을 준다. 또 삼성의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음을 읽을 수도 있다.



14일에 이뤄진 압수수색 장소가 모두 에버랜드CB 사건의 증거 조작 등과 직·간접으로 연루된 그룹 내 인사들의 자택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의혹과 함께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을 수사의 주요 타깃으로 두고 관련 인사들을 정밀 조사하겠다는 의미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이라는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역할에 초기 수사가 집중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