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동안 업계 1위를 유지한데다 현금흐름이 좋고, 대형 백화점이라는 업종의 특성까지 겹치면서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보수적인 업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런 롯데백화점이 작년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철우 사장이 롯데백화점에 취임하면서부터다.
4월에는 400여 협력업체 사장 및 관계자를 초청해 "협력업체와 신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며, 협력업체로부터 겸허히 배우기 위해 상품본부 상품기획자들을 현장으로 내 보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5월에는 가락동농수산물 시장에 '롯데백화점 농수축산물 협력센터'를 오픈했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현장의 생생한 소리와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먼저 읽어야 고객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본부 선임상품기획자 60명에게 현장경영 독려를 위해 노트북을 제공했다. 1주일에 이틀 이상은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해 신상품 정보, 업체의 상황 및 업계의 동향을 파악해 마케팅과 상품행사에 있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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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현장경영과 함께 업계 1위 기업이란 자부심을 갖고 맏형답게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협력업체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맏형답게 동업계가 본받아야 할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체를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로 존중하고, 접대를 받기 보다는 되려 삼겹살에 소주한잔을 대접하라. 이정도 비용은 회사에서 대겠다"고 얘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두번째로 "다른 회사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급조하는 행사는 지양하고, 오히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적극적인 유통맨이 되줄 것을 주문했다.
이 사장 스스로도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앞장 섰다. 지난해 5월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나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쿨비즈' 캠페인을 위한 패션쇼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또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애사심과 창의성, 고객을 존경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영을 위해서는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을 똑바로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세계를 경영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애국심 경영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질 것을 강조하며 승진 시험에 한국사 시험을 필수화했다.
1998년 롯데리아 대표이사를 맡으며 롯데그룹 계열사 CEO 행보를 시작한 이 사장은 2003년 롯데마트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2월 롯데쇼핑 백화점 대표이사를 맡아 내달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