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압수수색 "전세계 애널들 보는데"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1.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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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발표일 전격 단행에 관계자 안타까움 표명

"하필이면 실적 발표하는 날...압수수색을 당하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삼성 그룹의 심장부인 서울 태평로 본관에 대한 삼성특검팀의 압수수색이 15일 오전 8시 50분 전격 단행된 가운데, 이날이 삼성 그룹 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2007년 실적을 총결산하는 기업설명회(IR)날이어서 삼성 관계자들은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000억달러 돌파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선방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의 시황악화에도 불구하고 LCD와 정보통신 총괄 등 '이중허리'로 인해 업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날이다.



또한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전세계 수십개국의 30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까지 진행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40여명의 특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이 소식을 직접 접할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국제적으로 큰 신인도의 하락이 우려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많은 날 중에 하필이면 삼성전자의 2007년 결산을 하는 날 압수수색이 이루어져 당혹스럽고 황망하다"며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서도 국내 경제살리기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를 평가받는 날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게 돼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차라리 어제 8군데 압수수색을 할 때 동시에 하든지, 아니면 내일 왔더라도 그나마 나았을텐데, 오늘 전세계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 압수수색을 단행해 그동안 고생했던 실적이 압수수색에 가려질까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가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삼성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묘한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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