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위한 삶에서 삶을 위한 공부로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01.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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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머니, 행복공식 다시쓰기]<3-2>고병헌 평생학습사회연구소장이 말하는 교육

공부를 위한 삶에서 삶을 위한 공부로


"지금 당신 나이에 당신 자녀가 당신처럼 살길 원하세요?"

고병헌 평생학습사회연구소장(성공회대 교수, 사진)은 학부형들을 만나면 묻곤 한다. 대부분의 학부형은 "아니요"라고 대답한다. 그는 말한다.

"당신이 경험한 것을 아이에게 100% 그대로 잘 전달하고, 당신의 생각 대로 아이가 생각하게 됐다고 칩시다. 그 아이는 당신이 되는 것입니다."



그는 아이를 교육할 때 '막연한 불안'과 '무리 짓기'를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부모가 막연히 불안을 느끼면 아이를 '잡게' 된다. '강남엄마'든, '참교육엄마'든 무리를 지으면 그 무리 속에 안주하게 된다. 아이도, 미래도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

"교육을 통해 실현되길 원하는 미래, 즉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부모, 교사 등 교육하는 사람은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현재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집단은 기업이다. 그 능력으로 기업은 예측되는 미래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이것은 미래 시장을 얻기 위한 것이지 미래 사회를 설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교육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없으면 교육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겁니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것은 미래 인재입니다. 미래 인재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과연 미래 세계가 원하는 능력이 지금과 같을까요?"

그는 미래 사회에선 '함께 이로울 수 있는 능력'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에서 지혜로, 분석에서 종합으로,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으로 가면서 분야간 '통섭(Consilience)' 현상도 커진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적 마인드를 가지길 원한다면 세계에서 통용되는 '창의성', '능력'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산업사회 중심적 교육에선 높이기 어려운 능력입니다."

이 때문에 결국 부모가 교육자가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지적했듯, 선진국에선 점점 더 불만이 많아진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대량생산 사회에서는 보통 동네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학식 있는 사람이 교사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맡기는 교사보다 훨씬 많은 교육을 받았다."

탈산업시대가 오면, 교육 역시 탈산업화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에서 교육을 받았던 산업시대 이전의 관행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단, 그 형태는 지식 기반 사회에 맞게 변형될 것이다.

고 소장은 미래지향적 교육을 원한다면 '공부를 위한 삶'에서 '삶을 위한 공부'로 사고를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삶을 위한 공부는 '성적'보다는 '성장'을, '진학'보다는 '진로'를, '희소성' 대신 '희망'을 추구한다. 그것이 현재의 행복을 높이고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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