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李 신년회견 평가절하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1.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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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희생만 강요하겠다는 것", "일방통행식"

"실망스럽다"

노동계는 14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신년기자회견을 평가절하했다. 노사문제에 있어 이 당선인이 CEO 시절부터 주장해온 '선부론'(先富論)에서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는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선부론은 성장을 통해 부를 축적한 다음 혜택을 나누자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근로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한다.



"노사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뤄낸다면 그 혜택이 공평하게 돌아갈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근로자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한국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달라"



이런 이 당선인의 신년기자회견 언급은 "다시 한번 노동자들이 참고 희생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노동계는 여기고 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우리가 듣기에는 계속해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겠는 것 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벌 중심 경제정책의 희생양으로 노동계를 삼으려 하면 용납할 수 없다는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석행 노총 위원장도 "이명박 정부가 노조를 무시하고 탄압한다면 경제성장의 전제조건인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대립각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대선 전 한나라당과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등 이 당선인에게 우호적이었던 한국노총의 시선도 자못 부정적이다.

박영삼 대변인은 "대전제는 나쁘지 않지만 국정과제 수립에 있어 노동계와의 실질적인 협의가 우선돼야 하는데 그게 없다"고 꼬집었다. '노·사·민·정 대타협 기구' 구성이든, 경제살리기든 노동계 참여가 우선돼야 하지만 너무 '일방통행식'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당선인은 "조만간 노동계와도 만나서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지만 양 노총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는 것 자체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위측은 양 노총 위원장을 함께 만났으면 하지만 양 노총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한국노총은 15일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이주호 간사와 백헌기 사무총장이 만나 면담일정과 정책협약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민주노총은 그런 기미도 없다.

인수위는 실무자급이 당선인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해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가 일정 조율은 커녕 "계통을 밟으라"는 무안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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