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학생 상대 살인금리 장사(?)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1.1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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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상 최저 10%, 실제론 40%안팎…1~5% 수수료까지 챙겨

저축은행들이 취급하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상품 금리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나 다름없는 연 40%가량을 적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해당 저축은행은 부실 가능성이 높아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학자금 대출의 명목상 최저금리는 연 10%선이지만 실제 연 40% 전후에서 책정되고 있다.

전북 A저축은행의 경우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500만원까지 학자금 대출을 하고 있다. 상품은 2가지로 우선 연리 12%가 적용되는 '일반 학자금 대출'이 있고, 다음으로는 연리 12~32%의 상품이 있다. 이들 대출에는 각각 1~3%, 3~5%의 취급수수료가 추가된다.



문제는 금리가 낮은 12% 대출상품 취급실적이 전무하다는 점. 즉 저금리 대출은 단순 홍보용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고, 이를 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A저축은행 측은 "신용도가 높으면 연리 12%의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용도는 신용카드 거래 및 대출 등 상당액의 금융거래가 3~4년 이상 유지돼야 올라가는데 대학생 신분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전북 B저축은행 역시 신입생 및 재학생, 복학생 등을 대상으로 연리 31~42%의 대학생 대출상품을 판매 중이다. 대출 취급수수료가 무려 5% 추가된다. 전남 C저축은행도 18~42%의 금리를 적용 중이며, 역시 2%의 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서울 D저축은행은 학자금 대출 금리를 연 18~49%로 적용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대출액의 1~5%를 취급수수료로 받는다.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40~45%대 금리비중이 높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높은 이유는 상품설계 때부터 학자금 대출보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을 컨셉트로 잡은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이라면 일반적으로 대학등록금 납입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저축은행 상품은 생활자금 대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민금융기관을 표방하는 저축은행이 고정수입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A씨는 "대학원 등록금이 모자라 급하게 저축은행을 찾았는데, 알아 보니 금리가 너무 높아 신청을 포기했다"며 "단순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학생들에게는 이자부담이 너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학자금 대출은 수익보다는 공익성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상품아니냐"며 "대출부실이 문제가 된다면 학교 장학재단 등과 제휴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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