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늪 '도박꾼의 잘못'

김중근 메버릭코리아 대표 2008.01.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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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김중근의 실전 주식 A to Z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보편적인 실수 중에는 소위 '도박꾼의 잘못'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동전을 다섯 번 던져서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다음 번에 동전을 던지면 뒷면이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확률은 여전히 50대 50이다. 매번 동전을 던지는 일은 독립된 사건이고 따라서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음 차례에 반드시 뒷면이 나와야 한다는 보장은 없다. 확률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전에 다섯 번 동전을 던질 때와 똑같이 50대 50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주가가 과거 7일 동안 연속으로 상승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내일의 주가가 하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일의 주가 움직임은 바로 내일의 사건에 영향을 받는 법이지 최근에 벌어졌던 다른 일에 영향 받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현 수준 이하로는 절대로 더 하락할 수 없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주가가 예상과는 달리 지금보다 더 하락한다면 그만큼 손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착각의 늪 '도박꾼의 잘못'


 
이와 유사한 것으로는 투자자들은 수익이 나고 있는 주식은 너무 빨리 팔아버리고, 대신에 손해를 보고 있는 주식은 오랫동안 보유하려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증시 격언에서는 “수익을 재빨리 챙긴다면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절대로 옳지 않다. 손해가 나면 재빨리 팔아야 한다. 오히려 수익이 나는 주식을 더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주식투자자는 아마도 자신이 선택한 종목 10개 중에서 7개 종목에서 수익을 얻는 투자자일 것이다. 물론 나는 그처럼 잘 맞히는 투자자가 과연 있을지 회의적이다. 여하간 그가 1억원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그가 매수한 후 주가가 오른 종목을 재빨리 매도하여 5%의 수익을 챙긴다면 총 수익은 350만원((1억x70%x5%)이 된다. 그리고 그는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다가 거기서 평균 20%의 손실을 입었다면 손실은 600만원(1억x30%x20%)이 된다. 그는 최선의 종목을 선택하였지만 주식투자로 인하여 손해를 보았다.
 
이번에는 정반대로 생각해보자. 여러분이 매수한 종목 중에서 30%만이 상승하고 나머지는 하락하였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상승하는 주식을 오래 보유하여 거기서 50 퍼센트의 수익을 얻었다면 수익은 모두 1500만원이 된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손실한도를 5%에 두고 재빨리 매도하였다면 손실은 350만원이다. 결과적으로 1150만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어떤가? 어느 방식이 옳다고 생각되는가? 물론 이 사례는 극단적인 것이지만 매수한 후 하락하는 종목을 먼저 팔고, 상승하는 종목을 보유한다면 포트폴리오가 전체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보아하니 올해 증시는 작년과 같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의 증시는 내내 상승세였지만 올해는 다소간 굴곡이 많을 조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손실한도를 정해놓고 철저히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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