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좌장 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14일 공천과 관련, 작심한 듯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표와의 대규모 회동을 가진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미리 메모를 준비해와 또박또박 읽어내려간 김 최고위원의 직공은 이방호 사무총장의 '40% 물갈이' 발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오갔을 거라 관측됐던 지난 '친박'(親박근혜) 의원들의 회동 결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날 김 최고위원의 칼끝은 시종일관 총선기획단 단장을 맡은 이방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들을 겨눴다.
이어 "사심에 가득찬 일부 인사들이 차기 당권을 노리고 일찍부터 당권경쟁에 뛰어들면서 이 문제가 시작됐다"며 "권력 주변에는 항상 가벼운 사람들이 기생하면서 권력을 향유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총선기획단 단장을 맡은 이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한 견제성 발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총선기획단이 과거 업무와 비교할 때 너무 의욕적"이라며 "기획단 업무는 공천 스케줄이 아니라 공천심사위 구성안을 만드는 것이고 공심위 구성도 최고위에서 의결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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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당선인이 공천 관련 지침이나 지시를 내린 바가 없다고 듣고 있다"며 "(당헌당규에) 정해진대로 공천이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차례 내홍이 불어닥쳤을 때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를 향해 "국정동반자 정치파트너"라고 한 것을 거듭 상기시키며 "그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이 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넘겨받자 참석한 최고위원들의 얼굴에는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이 계속되자 이 사무총장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고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눈을 감았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전날 지난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당협위원장 5명과 15분 정도 만난 자리에서 "난 모든 각오가 돼 있다"면서 "박근혜와 가깝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