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공직사회에 불쾌한 심기 드러내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1.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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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변화에 동참하라" 강한 메시지 던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공직 사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3일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1차 종합업무보고를 듣는 자리에서다.

전날 불거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 파문, 정부조직 개편을 앞둔 공직 사회 반발 등이 발단이 됐다.



"그런 일(성향 조사)은 용납돼선 안 된다"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등의 발언은 매우 얌전한 편이었다. "시대에 변화에 동참하라" "안정속 강한 변화"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전 부처가 대상이다.

"소수의 조직, 특히 상당히 주요 부서에 있던 사람 중에서도 시대 변화에 못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는 말은 국가정보원을 집중 겨냥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여기서 인수위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차분히 일을 잘 해왔다고 높이 평가한다" "잘 하고 있다" 등의 격려가 적잖았지만 방점은 "옥의 티"에 찍혔다.

특히 이 당선인이 "주 1∼2회 인수위 간사단 회의 참석하겠다"고 공언한 데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인수위 출범 당시만 해도 주 1회 간사단 회의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었지만 그가 간사단 회의에 참석한 적은 한차례도 없다. 이 당선인이 인수위원들과 얼굴을 맞댄 것도 지난해 12월29일 워크숍 이후 보름만의 일이다.

한편에선 직접 인수 작업에 관여함으로써 국정 전반을 조금씩 챙겨가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략의 국정 과제가 정리된 만큼 이를 토대로 향후 5년을 이끌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것.


특히 경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틈틈이 진행해온 정부 조직 개편, 총리 및 각료 인선 등 고민이 일단락됐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이제 인수에 신경을 쓸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직접 △3개월 동안 우선적으로 해야할 문제 △중장기 전략 △지방자치단체 의견 청취 등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인수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액션'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조직개편을 둘러싼 반발은 물론 국가정보원 기밀 유출, 인수위의 설익은 정책 발표 등 최근 흐름에 대한 우려가 적잖다는 게 이유다.

초반에 인수위는 물론 공직사회를 다잡지 않고는 흔들릴 빌미가 계속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듯 하다. 특히 조만간 발표될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각종 반발에 직접 맞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당선인이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사전사후 협의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은 인수위 내 기강잡기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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