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해외채 발행에도 시중銀 '머뭇'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1.13 14:09
글자크기
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 발행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 해외채 발행을 앞둔 국내 은행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해외채권 발행이 재개된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가산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 발행 시기를 조절키로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또 2월중 중장기 외화채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었으나 당초 계획보다 발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월부터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발행 시기를 1/4분기 내로 변경했다.

이처럼 발행 시기를 늦추고 있는 이유는 산은의 해외채 발행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산은의 해외채 발행금리가 지표금리로 활용된 만큼, 금리 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산은은 지난 11일 10억달러 규모의 5년만기 글로벌본드를 라이보(Libor)+1.45%로 발행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0.30~0.40%포인트 높은 수치다.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10월 발행한 글로벌 본드의 가산금리보다는 세 배가량 높다. 민영화 리스크에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가산 금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조달 부문에서 투자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발행금리가 높아 솔직히 부담스럽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연초라서 글로벌 은행들도 아직 채권 발행을 시작하지 않았는데, 산은이 다소 발행을 서두른 감이 있다"면서 "당분간 해외 시장을 관망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수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산은이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산은의 해외채가 아닌 수은의 해외채가 지표금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분기 실적 발표, 오는29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추이 등을 지켜보며 발행 시기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