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틸팅열차 2만㎞ 주행시험 성공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8.0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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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60㎞ 운행성공…곡선주로에서 차체 3.5도 기울여

오는 2010년 상용화를 목표로 곡선 구간에서 차체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고속으로 회전해도 탈선하지 않는 한국형 '틸팅(Tilting) 열차'가 2만㎞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

건설교통부는 국내 기술로 독자개발해 실용화를 위한 신뢰성 평가와 안정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시험운행에 들어간 한국형 틸팅열차가 연말까지 2만㎞ 주행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시험운행 중 호남선에서는 고속철도를 제외한 국내 선로 최고 속도인 시속 160㎞ 운행에 성공했으며 충북선과 호남선 곡선에서는 운행 중 차체를 강제로 약 3.5도 기울이는 성과를 보였다.

틸팅열차가 단시간에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초로 차체를 첨단 소재인 탄소 섬유로 만들었고 길이 23m의 차체를 대형 성형기로 이음매없이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독특한 핵심기술(Hi-Tech)을 적용했기 때문이란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특히 복합소재로 제작한 전두부 형상은 고속 주행시 공기저항을 최소화시켜 에너지 소비량을 줄였다. 동력을 내는 차량이 열차 중간에 분산되도록 하는 '동력분산식 시스템'을 적용, 각 바퀴를 통해 레일과 노반에 전달되는 축당 중량과 궤도 부담력을 감소시켜 선로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열차 가감속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축당 중량도 줄여 KTX(17톤)보다는 2톤, 디젤기관차(22톤)에 비해선 약 7톤이 각각 적은 15톤이다. 곡선 운행시 차체를 안쪽으로 기울여 바깥쪽으로 가해지는 원심력을 감소, 승차감과 곡선 통과속도를 향상시켰다. 차량에 설치된 가속도 센서와 원심력 센서로 곡선여부를 감지, 차체를 최대 8도까지 기울여 주는 제어기술을 적용했다.

건교부는 앞으로 GPS, 열차속도 감지기 등을 통해 열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차체의 기울기(틸팅각도)를 열차가 곡선부에 진입하기 이전에 조정하는 사전 제어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형 틸팅열차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6년에는 '대한민국 신기술'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과학기술부의 '톱브랜드'(Top-Brand) 우수과제로 선정됐으며 산업자원부의 제1차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투입대상 노선을 선정하고 10만㎞ 시험운행과 시속 180㎞까지 속도를 향상해 틸팅열차가 조속한 시일내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틸팅열차가 상용화될 경우 현재 새마을호가 서울∼부산 4시간36분, 용산∼목포 4시간23분씩이던 소요시간이 서울∼부산 3시간52분, 용산∼목포 3시간36분 등으로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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