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 박근혜 "밀실공천, 좌시안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1.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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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 만찬회동서 작심한 듯 李당선인측에 '경고' 발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0일 올 4월 총선 공천과 관련 "공천하는 데 있어 과거로 돌아간다든지 조금이라도 잘못 간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측근의원들과 가진 만찬 모임에서 "절대 밀실정치, 사당화를 해선 안 된다. 공천에 사심이 개입돼선 안 된다. (만약 그렇게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할 것"이라며 작심한 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 경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한나라당은 그간 정당정치와 정치개혁 발전에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그간 많은 선거를 치렀고 그때도 아무 사심없이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공천을 해왔다. 그것이 정당개혁과 정치발전의 초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노력한 결과 사당화도 없고 밀실정치도 없애 깨끗한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권교체까지 이루게 됐다"면서 "그런데도 지금 당에서 자꾸 이상한 이야기가 들리고 안 나와야 할 이야기만 나온다"며 이 당선인측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전략적으로 공천을 늦춘다든지, 물갈이를 한다든지...누가 누구를 향해 물갈이를 한다는 이야기냐"며 공천 연기와 이방호 사무총장의 이른바 '40% 물갈이론'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것은 하나의 계파 이익을 위해서라거나 집안 싸움, 밥그릇 싸움같은 것이 절대 아니다. 그렇게 치부해버리면 우리 정치는 또 후퇴한다"고 강조한 뒤 "옳으냐 그러냐의 문제이고 우리 당이 계속 지지를 받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강한 어조로 투명한 공천을 요구했다.

그는 "공천을 자꾸 늦춘다는 이야기는 언제 발표하느냐가 근본적으로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계속 늦춰 촉박하게, 물리적으로 충분한 심사의 여지를 주지 않고 공천을 한다면 결국 비공식적으로 밀실에서 공천이 이뤄지고 형식적으로 심사해 발표해 버린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당헌.당규대로 한다는 데 말만 그럴 것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며 "당권과 국민이 볼 때 과정을 납득할 수 있게 해야한다.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 당헌 당규대로 한다고만 그치지 말고 어떤 기준으로 할 지 제시해야 한다"고 이 당선인측과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번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김학원 최고위원이 말한 것을 다 봤는데 옳은 지적이다"면서 "새정부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공천부터가 새 정부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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