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완연한 겨울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1.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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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발표 시작 불안감만 커져…중소형·코스닥 상대적 매력

국내 증시가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었다. 일기예보와 달리 수시로 불어오는 미국발 한파에 그동안 지수를 받쳐주던 기관의 손도 움츠러들었다.

'1월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는 사그라들었고 조정 여부를 따질 겨를이 없다. 이미 국내 증시는 겨울(조정기)로 접어들었고 이제 꽃피는 봄은 언제 올 지 기다리는 양상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1.07% 하락한 1824.78로 마감했다. 물량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이를 받아낼 증시의 체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 올해 들어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1조6000억원을 넘었지만 놀라운 일도 아니다.

요즘 미국 증시의 체력은 한국 증시만도 못해 보인다. 루머에 급락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름값 못한다'는 원성을 듣는 처지다. 이 때문에 불안감에 떠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중 가장 현금화가 손쉬운 한국 증시에서 매도물량을 내놓는 수순이다.



올라갈 길은 요원하지만 그나마 1800선을 굳건히 지켜내 겨울나기가 생각만큼 고통스럽진 않으리란 기대를 갖게 한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월동준비를 위한 기간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실적발표로 크게 주가가 뛸 종목은 많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히려 지난해 1~3분기 동안 이어오던 고성장세가 주춤한 것이 확인되면 주가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나마 당장 일용할 양식으로는 대외 한파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이 눈에 띈다.

이날 코스피 소형주가 0.11% 오르고 코스닥지수가 0.09% 상승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나 미국 증시와의 연동성이 적은 종목들의 활약 덕분이다. 이 같은 종목 장세에서는 개인들의 투심이 살아나 중소형주와 개별 재료보유주, 테마주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경기진작책과 금리인하 카드를 내놓아야 할 만큼 경기가 악화된 상태"라며 "가격조정폭만 다를 뿐 상반기 조정흐름이 올 거라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서브프라임' 관련 연체율 증가 등 또 한번의 충격파가 올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도 1분기 실적이 안좋아질 거란 예상이어서 상반기는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단지 1800선에서 등락하거나 1700 혹은 충격파가 예상보다 클 경우 1600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800선의 조정권내에서 짧은 매매는 가능하겠지만 이전보다 매매대상 종목을 압축해야 한다"며 "어닝에 맞춰 종목별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지수가 많이 빠졌지만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시장은 견조해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양호한 것으로 보이고 1800선으로 하락하면 가격매리트에 따른 반등 구간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금융주 실적발표가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상황은 더 안좋아질 수 있지만 중소형주의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1월 들어 전반적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외국과 무관한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는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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