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투자목적과 정보확보가 성공열쇠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이재경 기자 2008.01.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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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해외투자/주식·부동산

해외 투자로 성공하는 데 왕도는 없다. 결국 기본에 충실한 자세가 잘 익은 열매를 가져다 준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해외 투자는 국내 투자에 비해 더 힘겹고 높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작업이다. 우선 정보의 접근성이 현지 투자자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고 투자 자산의 가격 움직임 이외에 환 리스크를 포함해 국내 투자에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문제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지인만큼 현지의 시장을 이해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투자의 문이 넓게 열리는 것은 분명 국내 투자자에게 기회다. 하지만 섣불리 나섰다가는 자기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기회를 슬기롭게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주식 = 펀더멘털에 다가서야 리스크와 멀어진다



2005년 이후 해외 증시로 나선 투자자들은 대부분 상승장을 경험했다. 특히 홍콩 H주가 2만선을 넘었을 때 상투를 잡은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 투자자는 '쓴 맛'을 경험한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얘기다. 자칫 '중국 주식 불패 신화'에 젖어 주식이 고위험 자산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무모한 베팅을 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만큼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새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석부 리딩투자증권 팀장은 "현지 증시에 관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데다 조정 양상을 보이는 만큼 해외 주식투자가 위험하고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의 주요 정보원으로 자리잡은 인터넷 카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회원들간의 친밀감을 바탕으로 정보가 교류되는 것은 투자 판단을 내리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 해당 국가의 증권거래소 공시 시스템을 포함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에 근거한 장기 투자 전략을 취할 때 기대했던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안주영 한국증권 국제투자부 차장은 "경기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종목 선정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라며 "밸류에이션에 근거한 투자 전략으로 안정성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 22%에 달하는 세금과 국내 투자에 비해 높은 수수료 비용을 감안할 때 잦은 매매를 자제하되 매수 후 내팽개치는 것도 책임 있는 투자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장기 투자를 하되 매입한 종목의 주가 흐름이 정상적인지 기업 가치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형성되는지 점검은 필수다.

투자 타이밍과 관련 윤석부 팀장은 "바닥을 탈피한 후 상승세가 1년 이내로 지속된 시점이 매수하기에 적절하다"며 "특정 지역이나 종목의 주가가 2년 이상 상승하면 환상을 갖게 되는데 리스크를 피하려면 펀더멘털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부동산 = 고수익률 현혹 금물, 현지인처럼 생각하라

요즘처럼 우후죽순으로 해외부동산투자자문사들이 생겨나는 때에는 손해보기 딱 좋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은 결국 본인의 몫이다. 리스크가 큰 만큼 최소한의 상식과 원칙으로 무장하는 것은 필수다.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면 안된다. 위험성은 알리지 않고 고수익만 강조하거나 토지 소유권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는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또 베트남, 라오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국가는 외국인이 개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는 여전히 제약 사항이 많다. 편법으로 투자해서 고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손해보는 경우도 많다.
명확한 투자목적과 정보확보가 성공열쇠


2002년 들어 급등하기 시작한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서 현지인 명의를 빌려 투자하다가 투자자금을 고스란히 날린 한국인들도 상당수 있다. 가급적이면 제도적 안전 장치가 구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투자 목적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부동산은 투자 목적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세계는 넓고 투자 상품도 다양하다. 따라서 투자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은 해외부동산투자에서 제일 먼저 고려할 사항이다. 또 제일 중요하기도 하다. 단기투자인지 장기투자인지 교육목적인지 실거주 목적인지 은퇴목적인지를 명확하게 한 후에 물건이나 지역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극적으로 현지 정보를 모아야 한다. 쉽게 범하는 실수가 있다. 부동산 물건만 자세히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 이외의 것은 간과해버리는 경우다. 해외부동산은 물건이 모두가 아니다. 더 봐야 할 것이 많다.

부동산은 각 나라의 정치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정부주도의 개발 계획이 있는지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그 나라의 정책이 일관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투자를 원하는 지역의 임대료추이나 매매가 추이, 대출이자율 추이, 매매 성사율 등 다양한 수치를 파악해서 정보들을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을 해야 한다. 교육여건이라든지 도심 근접성 등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 수집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현지의 세법을 살피는 것은 필수다. 해외에서 투자하는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세법을 따른다. 투자를 원하는 국가의 세법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소득세 등 국가별로 세법이 달라 물건을 보유하거나 팔았을 때 발생하는 예상 투자수익도 변하게 된다.

신뢰할 만한 전문가를 찾자. 부동산의 특성상 길 하나를 두고도 시세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 투자가치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정보에 밝은 곳을 찾아 자문을 해야 투자 안전도가 높아진다. 다만 지역 중개 업자의 경우 자기가 보유한 물건만 팔려고 급급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과 같이 주택 경기가 조정기를 겪고 있는 경우에는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아서 어중간한 지역의 싼 매물을 잡는 것보다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서 누구나 인정하는 검증된 지역의 물건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 된다.



구입하는 것만큼 향후 관리 문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어서 구입 후 임대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사는 것 못지 않게 파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매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현지에서 인기없는 상품을 가져다가 현지 물정 모르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최고급 상품인 것처럼 광고하면서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가가 나쁘지 않게 느껴지더라도 현지 물가, 부동산 시세 등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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