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안방서 해외 주식 더 쉽게 산다

배현정 기자 2008.01.21 11:53
글자크기

[머니위크 커버스토리]해외 증시 직접 투자

개인들의 해외증시 진출 문이 넓어졌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거래 대상국을 늘리고 HTS(홈트레이딩 시스템) 기능을 강화하고 있어 안방 컴퓨터 앞에서 해외 주식 시세를 조회하고 거래 주문을 넣는 일이 보다 쉬워졌다. '우물 안'에서 뛰쳐 나가고 싶거나 펀드 등 간접 투자로는 직성이 안 풀리는 의욕 넘치는 글로벌 개미들이 환호할만한 일이다.
개미들, 안방서 해외 주식 더 쉽게 산다


금융지식이 적은 이들에겐 '해외 투자'하면 괜스레 주눅부터 들기 쉽지만 해외 주식 계좌를 여는 것은 국내 은행에서 통장을 만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투자 하는 개별 주식에 대한 정보 접근이 쉽지 않은 데다 환율 변동 등의 요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므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안주영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 HTS 서비스 확산 등으로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이 용이해졌지만 해외 주식 시장은 국내보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고 시장의 흐름을 읽기가 쉽지 않은 만큼 매매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중국 일본에 중점, HTS 서비스 잇따라 선보여

최근 해외 직접 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중개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종전엔 증권업무의 변방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하나의 고유영역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각 증권사들이 HTS를 통한 해외 증시와 뉴스 속보 등 서비스 강화와 서비스 대상 국가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현재 해외주식 직접 투자 서비스를 활발하게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우리투자증권 (14,160원 ▼40 -0.28%), 현대증권 (7,370원 ▲10 +0.1%), 한화증권 (3,485원 ▼20 -0.57%), SK증권 (527원 ▼4 -0.75%), 리딩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도 지난해 연말부터 HTS를 통한 홍콩주식 직접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나홀로 투자'로 수익을 얻기가 어려운만큼 그동안 해외주식 직접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현지 리서치센터 설립 등을 통한 정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홍콩 HTS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차후 다른 시장도 서비스 여건이 성숙되면 직접 매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 증권사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예탁원에서 결제가 가능한 주요 국가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지역은 홍콩, 중국, 일본과 미국 등에 한정되고, 증권사 역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중개매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주문 방법은 전화주문과 HTS 등 크게 두 가지인데 증권사에 따라 두 방식을 병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전화주문이 일반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서비스 대상 국가가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총 32개국에 걸쳐 있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광범위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HTS는 홍콩 지역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이 홍콩 HTS서비스는 국내 HTS에 장착되어 있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어 편의성이 뛰어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2004년 미국 주식 직접 매매 서비스를 시작해 중국,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등 국가의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홍콩, 미국은 HTS를 이용한 매매가 가능하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미국, 영국, 중국, 일본, 홍콩, 뉴질랜드, 호주지역의 전화주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중국 리서치센터 설립을 통한 동북아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증권 역시 홍콩,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의 전화 주문에 한해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계좌정보 및 시세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현재는 홍콩 ,중국지역에 대한 전화 주문 서비스만 가능하지만 1월말께 HTS를 오픈해 직접 주문을 받고 수수료도 인하할 방침이다.

리딩투자증권은 2002년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주식 매매서비스를 시작해 홍콩,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국내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매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미국, 홍콩의 HTS 수수료를 0.6%에서 0.4%로 인하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HTS를 통한 일본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1월말께 홍콩, 미국에 대한 HTS 서비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개미들, 안방서 해외 주식 더 쉽게 산다
◆ 환율 리스크, 양도세 등 세금 고려해야

최근 각 증권사들이 선보이는 HTS가 날로 똑똑해지고 편리해졌지만 아직은 전화주문이 압도적으로 많다.

수수료로 따지면 HTS의 경우 대개 0.4~0.5%, 전화주문은 1% 수준. 전화를 통해 주문 할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감수해야 하지만 독단적인 판단에 의한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화상담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정답은 따로 없다. 각 방법의 장단점을 파악해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대상에 적합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 관계자는 "전화주문이 강세지만 점점 HTS거래도 늘고 있다"며 "온라인은 '외화'를 기본 지원체제로 하는 반면 오프라인은 '원화'로 깔려 있어 환차손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므로 매매가 잦은 경우에는 온라인 거래가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이지만 정반대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HTS가 주문이 용이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잦은 매매의 유혹이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최소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자주 매매를 하다보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를 강조했다.

매매 시기의 원달러 환율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투자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것이 환율 리스크"라며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환율의 움직임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직접 투자했을 경우 지수는 11.1% 내렸지만 엔화 강세 영향으로 손실은 5.4%에 그친 것으로 계산됐다. 이 경우 다행히 환율의 덕을 본 셈이지만 반대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내고도 환율 변동으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해외 주식 매매의 경우 거래시간과 결제 소요시간 등에서도 국내 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당일 결제가 가능하지만 홍콩은 3일, 중국은 4일이 돼야 매도할 수 있는 등 보통 3~4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시차의 발생 등으로 주문의 취소 변경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주문이 필요하다.

거래단위도 국가나 종목에 따라 각기 상이하다. 중국은 보통 100주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홍콩은 종목별로 다르며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의 경우 최소투자 금액이 1000만원 이상으로 한정된다. 신용거래도 이뤄질 수 없다. 국내 주식거래의 경우 거래 금액의 일부만 증거금으로 입금한 후 주식 매입 3일 후에 잔금을 내면 되지만 해외 주식 매매의 경우 환전비용까지 포함해 증거금율이 101%이다.



해외주식 투자는 또한 국내 투자와 달리 세금 부담이 만만찮다. 20%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매매와 환전에 따른 수수료도 부과됨을 고려해야 한다.

서 연구원은 "해외주식은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여 환전과 매매수수료 등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