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미국 이미 경기침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1.10 07:15
글자크기
골드만삭스에 이어 메릴린치도 9일(현지시간) 리포트를 통해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12월 실업률 지표가 사실상 침체를 확인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용경색 충격에 씨티그룹과 더불어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은 메릴린치가 남보다 먼저 경기침체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BBC 뉴스는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등이 이같은 침체 견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릴린치는 고용 개인소득 산업생산 판매 등 침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중요한 변수들이 모두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2월 실업률까지 5%에 달하면서 경기침체가 최종 확인됐다고 했다. 메릴린치는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고 했다.

메릴린치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거부되어야한다"며 "심각한 경기 둔화에 대해 '침체와 같은'이라는 미사어구를 사용하는 것은 임신부가 임신과 같은 상태에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침체로 접어들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 이사들까지 경제가 위기를 맞았다는 발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연준(FRB)의 통화정책 결정을 한층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해야하는 연준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 등 쉽지않은 문제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침체 방어 수단을 동원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침체 여부를 공식 판단하는 전미경제학회(NBER)의 마틴 펠트스타인 회장은 CNBC에 출연해 "현재의 미국 경제가 침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가 심각한 위험이 있는데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는 서비스 이용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해 통신선을 차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물경기의 침체 우려를 더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