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저가매수 유입, 반등 성공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1.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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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 기대감과 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등락을 반복하던 증시는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채권보증업체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전날 급락세를 만회하는 데 일조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146.24포인트(1.2%) 오른 1만2735.31로, S&P500지수는 18.94포인트(1.4%) 뛴 1409.1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34.04포인트(1.4%) 상승한 2474.55를 기록했다.

◇ 듀폰, 올해 순익 전망 상향



이날 증시 반등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단연 듀폰이었다.

미국 3위 화학업체인 듀폰은 2007년 순익이 전년대비 11% 증가한 주당 3.2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3일 제시한 예상치 3.15~3.2달러의 상단에 부합하는 결과다.

또 농산물 수요 증가와 해외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순익 전망치를 종전 3.31~3.52달러에서 3.35~3.55달러로 상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4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듀폰의 주가는 4.8% 상승했다.

◇ 버핏, 채권보증업 인수 가능성 제기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다른 채권 보증업체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지트 제인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보증업계에 참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물색중"이라며 "현존하는 채권보증업체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존 채권보증업체와의 제휴나 인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시사했다.



버크셔는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MBIA와 암박 등 채권보증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틈을 타 채권보증업계에 진출했고, 전날 뉴욕시의 1000만달러 규모의 첫번째 채권 발행분에 대해 보증하면서 업무를 개시했다.

◇ 골드만삭스, "美 경제 침체 진입"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3분기 기준금리를 2.5%까지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골드만은 FRB가 4.25%인 금리를 2008년 중순까지 3%로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앞서 골드만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지난 주엔 오는 29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반면 이날 윌리엄 풀 세이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올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고 주장했다.



미 경기 침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 컨트리와이드, 연이틀 급락

전날 파산설에 휩싸였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이틀 연속 급락했다.



개장 전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인 예상보다 좋았다고 밝혔으나 12월 주택 차압이 1.44%로 일년 전 0.7%에서 두 배로 늘고 연체금은 4.6%에서 7.2% 증가해 5년여래 5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컨트리와이드의 주가는 6% 넘게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장 초반 19%까지 빠지며 4.43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세계 최대 채권 보증업체인 MBIA도 3% 넘게 밀렸다. MBIA는 자산 보호 및 신용등급 보전을 위해 분기 배당금을 주당 34센트에서 13센트로 낮춘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연간 8000만달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5.5% 급락하며 뉴욕증시의 또 다른 충격파를 제공한 미국 최대 통신사 AT&T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 금융주, 기술주 강세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30억달러 상당의 모기지담보증권 및 채권을 매각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7% 가까이 급등했다.



베어스턴스는 5% 상승했다. 회사측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손실을 기록했던 헤지펀드를 폐쇄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유럽연합(EU)의 반독점법 판결에 따라 영국 아이튠스의 음악 구매요금을 유로존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주가는 4.8% 뛰었다.

휴렛팩커드는 경기 둔화에 실적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고, 골드만삭스가 매수를 권유한 제약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알코아는 0.8% 상승했다.

◇ 유가 하락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국제유가도 끌어내렸다. 지난 주 원유 재고가 8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장중 배럴당 98달러에 육박했으나 미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69센트(0.7%) 떨어진 배럴당 95.64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마감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674만배럴 줄어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유업체들이 생산을 늘린 탓이다. 정유 시설 가동률은 91.3%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원유재고는 지난 8주동안 모두 3180만 배럴 줄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522만배럴 늘어 2006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정제유 재고도 152만배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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