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정치적 고려 없이 일 중심으로 일을 제일 잘 사람을 인선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등을 염두에 둔 인선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고민의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인력 풀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체로 무난하지만 딱 이 사람이라고 할 만한 인사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박 전 대표와 심 대표는 (총리가) 안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아니냐"면서 "비정치인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치인 그룹도 크게 보면 행정가 그룹과 대학총장 그룹으로 나뉜다. 총장 출신들의 이름이 대거 오르내리지만 행정 경험을 갖춘 인사들도 배제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가 이 당선인 주변에서 나온다.
총장 그룹 중에선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와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 파일 맨 윗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서리는 '외교 전문가'로 경제 전문가인 이 당선인의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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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로 내각을 장악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카드인 셈. 다만 본인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이 당선인 출신교인 고려대에 몸담고 있는 게 부담이다. 특정 학맥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안 전 총장은 능력 외에도 충청(충북 괴산) 출신이란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반면 대중성과 지명도가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로 이름이 붙여진 만큼 총리 인지도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도 유력 후보다. 하지만 이 총장 스스로 고사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 카드를 꺼낼 지는 불투명하다.
행정가 그룹에선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이의근 전 경북지사의 이름이 계속 들린다. 인수위 한 인사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장 이미지가 강한 이 당선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내각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들은 사실 비정치인보단 '정치인'에 가까워 정치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편 이 당선인을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장으론 '정치인' 발탁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사례를 봐도 비서실장은 정치인의 몫이었다. 김영삼 대통령때는 박관용 전 의장, 김대중 대통령 때는 김중권 의원, 노무현 대통령 때는 문희상 의원이 맡았었다.
이에따라 인수위 안팎에서는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권철현 의원, 윤여준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실무형 인사 차원에서 유우익 서울대 교수 등 비정치인이 보좌할 가능성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