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융주 실적 얼마나 끔찍하기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1.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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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분기 실적 발표 시작..금융주 수난사 한획

월가 금융주 실적 얼마나 끔찍하기에...


다음주부터 공개되는 월가 금융회사들의 분기 실적이 신용경색으로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CNN머니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로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수치는 예상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문은 실적 악화의 홍수라고 비유하며 금융업종 수난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금융주들은 3% 넘게 급락했다. 씨티그룹은 3.96% 급락하며 2002년10월 이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메릴린치는 3.76% 하락했고 아메리카은행(BOA)은 3.73% 조정받았다. 워싱턴 뮤추얼은 5.21% 폭락하며 사상최저치를 연이어 갈아치웠다.



JP모간체이스는 3.97% 하락,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과시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2.69% 밀렸다.

투자 컨설팅 회사인 멘던 캐피탈 어드바이서의 리서치 본부장인 프랭크 바코시는 "실적은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OA, 워싱턴 뮤추얼 같은 은행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음주 실적을 공개하는 5개 은행과 증권사중 메릴린치, 씨티그룹, 워싱턴 뮤추얼은 4분기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JP모간, 웰스파고 실적은 대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두 회사의 경영진들은 차별화된 사업 때문에 포트롤리오를 믿을 만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CEO를 교체하고 아시아의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씨티와 메릴린치는 합쳐 190억달러의 자산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각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신임 CEO들이 서브프라임 손실을 지난 회계연도에 대부분 반영하고 2008년은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인 셀렌트 LLC의 데이비드 이스트홉은 "씨티와 메릴린치는 최대한 보수적인 회계 방침을 가져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분기마다 이어지는 자산상각을 극도로 꺼린다"고 말했다.

워싱턴 뮤추얼 같은 회사는 일찌감치 실적 악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4분기 손실이 예상되고 배당을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임직원도 3000명 줄이기로 했다.



이달 넷째주 실적을 공개하는 BOA 역시 앞서 골드만삭스와의 컨퍼런스콜에서 충분한 실적 악화 경고를 보낸 바 있다. 30억달러 이상의 상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실적을 내놓는 와코비아 실적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상각 규모와 더불어 모기지 관련 투자가 아닌 다른 사업의 건강함, 포트폴리오의 부실 정도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테면 은행들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예금과 대출 이자 마진을 통해 은행들의 전통적인 수익창출 창구도 예외가 아니다. 연준(FRB)의 기준금리인하는 보통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좋게한다. 다만 실적이 악화된 은행들이 경쟁을 강화하고 있어 실제 이익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한다.



씨티와 매릴린치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랭크 바코시는 "최악의 금융주 실적은 지난 4분기로 끝날 것 같지 않다. 투자자들이 안도하기 위해서는 2분기 정도 더 인내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올 하반기는 분명히 상반기보다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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