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07일(13: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법원이 정한 매각안에는 후보난립 방지책도 포함됐다.
실제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기 전까지 대한통운 (93,400원 ▼1,300 -1.37%) 인수에 관심을 보이던 기업은 20곳이 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대한통운이 국내에 보유한 자산가치가 크게 부각된 게 흥행 요인이다.
하지만 최소 인수가격이 2조원을 넘으면서 이번 매각은 FI들의 역할이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자기자금이 충분치 않은 기업이 차입비중을 높일 경우 인수합병(M&A) 실패확률도 급격히 높아지는 게 이번 딜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먼저 대한통운의 매각가격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매각가격은 최소 2조원이 넘는 데 반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700억원, 600억원(지난해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간 에비타(EBITDA, 현금창출능력)가 1000억원이라고 가정해도 영업구조로만 보면 투자액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5%에도 미치지 않는 회사를 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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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한통운은 법정관리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매각가에 비해 동결된 채무가 3600억원에 불과한 특이한 사례다. 인수 후에도 매입자금이 회사 내에 유보금으로 최소 2조원 이상 남을 전망이다. 임직원들은 이 자금이 회사의 신성장동력이나 해외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150% 증자안은 이 때도 힘을 발휘한다. 충분한 유보자금은 골드만삭스 등 구주주들이 자사주 매입을 주장하는 동기가 된다. 하지만 구주주들은 예상보다 늘어난 신주발행으로 인해 높아진 희석률만큼 지분율도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25.95%인 골드만의 지분율은 2400만주(150%)의 신주가 발행되면 10.37%로 대폭 줄어든다. 71.87%인 5대 구주주들의 전체 지분율도 28.73%까지 낮아진다.
150% 증자안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확실히 줄이는 셈이다.
법원과 대한통운, 매각 주관사 등 3대 주체들은 인수가격을 높여 1차적으로 후보난립을 방지하고 이후 인수후보 평가기준을 엄격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특히 차입인수를 계획하는 후보들을 배제할 수 있도록 인수후 회사 성장계획 등 꼼꼼히 평가할 수 있는 비계량 평가항목의 가점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10개 후보들 중에서도 상당수는 최종입찰에 불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