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발상의 전환..올해도 계속된다

대담=정희경 금융부장·정리=진상현 기자 2008.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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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신년 릴레이 인터뷰(4) 김종열 하나은행장

외환 방카 등 全영업부문 강화
여신과 연계한 수신전략 주력
'온+오프라인 상품'도 박차


하나은행은 지난해 다른 은행들과 다른 길을 갔다. 경쟁은행들이 치열한 외형 확장을 지속하는 사이 자산확대 보다 기존 자산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하반기에는 은행에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가입할 수 있는 파격적인 상품을 내놨다. 급여계좌 등 핵심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이 일정부분 불가피하다면 차라리 계열 증권사 상품으로 유도하는 것이 낫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이같은 하나은행의 차별화된 전략의 중심에는 김종열 행장이 있다.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창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다. 새해 벽두, 그가 그리고 있는 2008년 하나은행의 전략과 과제에 대해 들었다.



-올해 경영의 큰 틀은 어떻게 잡으셨는지요.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영업의 전분야에서 균형 있는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 큰 방향입니다. 먼저 고객만족 및 PB 업무 등 하나은행을 대표할 수 있는 부문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아울러 모든 영업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나은행의 위상에 걸맞는 수준이 되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 2006년에는 여수신, 2007년에는 신용카드와 펀드 등을 중점적으로 늘리면서 외환이나 방카쉬랑스 등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고객의 자산관리 차원에서 전통적 여수신, 간접상품, 방카쉬랑스, 외환, 퇴직연금 등 각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추진할 것입니다.

-바젤II 도입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대출자산의 프라이싱(가격 산정)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바젤II 도입으로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가 달라지고 이는 BIS 비율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중소기업 대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각 대출자산의 프라이싱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앞으로 은행들의 실력이 될 것입니다. 선진은행들은 어떻게 대처해 나갔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은 상반기 내에 내부등급법을 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표준등급법이 아닌 내부등급법을 쓸 경우 BIS 비율 관리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 약력 △1952년 2월 부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졸업 △1978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1993~1999년 하나은행 인사부장, 종합기획부장, 경영전략본부장 △2000년 하나은행 부행장보 △2001년 하나은행 부행장 △2005년 하나은행장김종열 하나은행장. 약력 △1952년 2월 부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졸업 △1978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1993~1999년 하나은행 인사부장, 종합기획부장, 경영전략본부장 △2000년 하나은행 부행장보 △2001년 하나은행 부행장 △2005년 하나은행장


-지난 2006년까지의 자산 증대 후유증은 없는지요.
▶하나은행은 2006년 연중 20%의 자산성장을 이뤘습니다. 이에 따라 2006년 하반기부터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습니다만 외형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 관리에 나서면서 지난해 4/4분기부터는 예전의 NIM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위험징후차주의 선정 및 사전적 연체관리를 통해 예년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자산 확대를 자제하고 수신도 금융채보다는 예금 비중을 많이 가져가면서 다른 은행들보다 조달쪽에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지난해에는 외형경쟁을 자제하셨는데요.
▶자산규모가 은행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일본이나 중국 은행들은 규모가 크지만 글로벌 리딩뱅크로 보기 어려운 것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올해 자산성장은 몇 %로 예상하십니까.
▶10% 정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신부문에서는 CMA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대출부문에서는 바젤II 도입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이 둔화돼 은행산업은 전체적으로 6~8%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균 수준을 약간 초과하는 성장인 셈입니다.


-올해 자금 조달 전략이 궁금합니다.
▶우선 여신과 연계된 수신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조달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수신과 여신을 연계시킨 상품이나 관련 영업 전략이 중요합니다. 구조화예금 유치나 적립식 수신상품 개발에도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발행이 적었던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등 시장 조달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자산 회전율 제고를 위한 대출자산 유동화 강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외화 부문도 유동화채권 발행,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환매조권부 차입, 발행통화의 다변화, 신디케이티드 방식의 중장기차입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머니무브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방안은 무엇인지요.
▶고객들의 기대수익율이 10%대 이상으로 간접투자로의 흐름은 당분간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진국의 사례로 볼때도 주식시장으로의 개인의 금융자산 이동은 대세로 보여집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선택폭이 넓어지고 고령화에 따른 장기투자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일반화되고 있어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이 시급합니다. 다만 향후 주식시장의 조정기를 감안해 고금리 수신 상품을 통한 은행권으로의 자금 유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변동금리부 대출에 대한 메리트는 점차 감소하고 기존 대출 소비자들의 부담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들의 성장에 근간을 두는 은행산업 전반의 수익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 적신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정금리부 대출로의 전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첨단 금융기법을 도입한 하나은행의 '이자 안전지대론'과 같이 변동금리부 대출과 고정금리부 대출의 장점만을 혼합한 옵션부 대출상품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국내 은행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금융산업, 특히 은행업은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관계산업입니다. 따라서 고객속으로 들어가 금융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를 읽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요인이라고 봅니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중심의 전통적인 영업방식과는 차별화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신규고객 창출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력 온라인 사이트 등과 공동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해당 사이트내 '하나N플라자'라는 온-오프라인 연계채널을 통해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이미 지난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향후 은행을 포함한 금융그룹내 주요한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은행업 발전과 관련해 새 정부가 꼭 해결해 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은행의 경우 투자자문업무의 겸영이 허용되지 않아 투자자문 서비스 수수료 수취가 불가능합니다. 은행의 투자자문업무 영위를 허용해 실질적인 종합자산관리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유도해 자산운용업의 활성화를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예대업무에 기반한 이자수익 일변도인 국내 은행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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