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장고' 정몽구 '뛰고' 구본무 '점검'

오동희 기자, 강기택 기자, 최명용 기자 2008.01.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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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총수 연초풍경 '4인4색'

무자년 새해가 밝아온 가운데 국내 기업들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들의 연초 풍경도 '4인 4색'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LG (84,500원 ▼200 -0.24%) 구본무 회장, SK (207,000원 ▼12,000 -5.5%) 최태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무자년을 맞아 연초 그룹 신년 구상에 몰두하는가 하면 일부는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돌입하는 등 조용한 가운데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오는 9일 65회 생일을 가족과 조용히 보내는 한편, 각 그룹별 신년 업무 보고와 지난해부터 시작키로 한 창조경영과 관련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연초 경영구상을 하면서 지난해부터 말한 창조경영을 통해 '샌드위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경제살리기'에 있어서의 기업의 역할에 대해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비자금 특검'에 돌입한 만큼 가급적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차분하게 한남동 자택에서 이같은 구상을 하고 있다는 게 삼성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연초부터 발빠른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영에 최대화두로 던지고, 연초 행보도 글로벌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정해놓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8일로 예정된 제네시스 신차 발표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글로벌 명차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럭셔리 세단이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독자 엠블렘을 쓰기도 했다.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주문하고 있는 정 회장은 제네시스를 통해 글로벌 명차 반열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글로벌 현장 경영도 예정돼 있다. 정 회장은 이달말로 예정돼 있는 현대차 인도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인도시장 진출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공장의 양산능력은 30만대였는데, 이번에 2공장을 준공하면 연산 60만대로 확대된다.


LG 그룹 구본무 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고객만족과 미래경영을 화두로 던진 후 계열사 CEO와 각 사업본부장들과 올 한해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다.

LG 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연초에 지방 사업장 방문이나 해외 출장 계획은 없다"며 "연초에는 주요 계열사 CEO들과 각 본부장들과 한 한해 주요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4일 대한상의 행사에는 상의 임원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참석한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연말 이미 각 계열사로부터 새해 업무 보고를 받고 새해부터 왕성한 활동에 들어갔다. 새해 들어 최 회장의 화두는 ‘성장’과 ‘글로벌 경영’을 위한 ‘더 빠른 변화’에 맞춰져 있다.

특히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에서 가진 SK의 시무식 풍경은 이 같은 최 회장의 화두를 정확하게 반영했다.

시무식은 전 계열사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처음으로 시무식을 동시에 생방송했으며 글로벌 경영 의지를 반영해 중국 현지 법인과도 화상으로 연결해 치렀다. 더 빠른 변화를 위한 속도를 갖춘 셈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보다 1조원 늘어난 8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의욕적으로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간담회 참석한 데 이어 4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하는 등 주요 행사들에 얼굴을 내비치는 한편 국내 주요 계열사들의 글로벌 경영 현황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1월말에는 매년 찾고 있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와 기업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것. 연초부터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4대 그룹 총수들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바쁜 걸음을 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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