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옵션만기일 그 이후는

원종태 기자 2008.01.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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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새해벽두부터 고전하고 있다.

마치 체력이 바닥 난 상태(거래부진)에서 감기(프로그램 매물 압박)에 걸려 끙끙 앓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옵션 만기일(10일)까지는 코스피지수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고비는 넘겨야 연기금과 투신권이 본격적인 올해 자금 집행에 나서면서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오전 11시5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850.12로 전일대비 0.15% 하락하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지수 상승을 가로막는 최대 복병은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다. 무자년 들어 불과 3거래일만에 1조원 가량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연초여서 기관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꿈쩍도 않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물의 위협 강도는 더욱 크다. 김형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까지 1조원 정도 추가로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물의 공포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관망세로 이를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수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 물량은 전체 매도물량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5∼6월만해도 하루에 5000억원 가량 프로그램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전체 매도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에 그쳐 방어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고 설명했다.

거래부진 속에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라는 이중 폭격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프로그램 매물 공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10일 옵션 만기일을 전후해 프로그램 매물의 위협이 절정을 이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폭풍이 휩쓸고 간 빈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예측한다.



옵션 만기일이 끝난뒤에도 `여진'이 남을 수 있어 지수 하락이 좀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기호 동부증권 (6,010원 ▲30 +0.50%) 투자전략팀장은 "1월 중순을 전후해 코스피지수가 1800이 살짝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옵션 만기일이 지나면 연기금과 투신권에서 본격적인 올해 투자자금 집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은 다소 위안이 된다.



지 팀장은 "1800이 무너진다면 연기금과 투신권이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올해 투자를 본격적으로 개막할 것"이라며 "이후 빠른 속도로 1900을 회복하며 고점 공략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흐름이 `상승'보다는 `하락이후 회복'쪽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바닥을 다지고 있는 종목 위주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테마주로 떠오르고 있고 4분기 실적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 철강 증권주 등을 눈여겨보라고 주문했다. 코스닥 인터넷 관련 일부종목도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자년 새해벽두, 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물의 위협을 어떻게 감당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모아갈지 주목된다.

그러나 당장 급한 것은 내일 새벽 미국 고용지표가 어떤 수치로 발표되며 다음주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열어가느냐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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