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人 만난 李 "기업인 존중받아야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1.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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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다. 지난해말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에 이은 기업인과의 두 번째 회동. 일정을 보면 '경제 올인'이 더 눈에 띈다.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게 지난해 12월28일. 주말과 31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 해의 마지막 날 일정인 것. 이어 사실상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되는 2일에는 민관 경제연구기관장들의 얘기를 들었다. '업무일' 기준으로 3일 연속 '경제인'과 만남을 가진 셈이다.



이날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각양각색이었다. 이에 이 당선인은 "대기업은 자율, 중소기업은 지원"이란 원칙론을 내세웠다.

정치인과 기업인을 빗대며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각종 건의에는 "외우다시피 하고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中企 건의 봇물 = 기업인들은 온갖 건의 사항을 내놨다. 기술 담보, 중소기업 신용 보증 등은 기본적 요구에 불과했다. 이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기업은행 매각때 중소기업의 컨소시엄을 참여하게 해 달라"(정명화 한국전자공헙협동조합 이사장)는 건의도 있었다.

조직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기석 시공테크 사장은 "복잡하거나 유명무실한 조직을 통합해 적어도 장관급 부처가 중소기업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욱환 삼우이앤아이 사장도 "중소기업 정책을 잘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이를 담당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조직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밖에도 가업승계제도, 수의계약제도 개선 등의 요구가 나왔다.

◇李 "대기업은 자율, 중기는 지원" = 이 당선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책을 분리했다. 대기업 정책은 자율로 하되 중소기업은 아직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정부는 중소기업과 관련 적극적인 정책을 펼 것" "새로운 시대에는 친기업적인 정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 등의 말을 되풀이했다.

기업인들의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책으로 이미 반영하거나 반영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하나하나 답변을 드리지 않겠지만 외우다시피 하고 있다"며 경제 정책에 있어 자신감도 드러냈다.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 = 이 당선인은 이날 간담회에서 재밌는 예를 하나 들었다. "공항 귀빈실은 정치인밖에 못 쓴다"는 것.

그는 "외국도 자주 나가보고 국내 출장도 가지만 요즘 VIP실이라고 하나. 귀빈실은 정치인밖에 못 써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우리 기업인들이, 수출 많이하고 일자리 많이 만드는 분들이 못쓰더라"라고 정치인과 기업인을 대비시켰다.

이 당선인은 "기업인이 왜 안보이나 했더니 규정상 못 쓴다고. 그래서 나도 선거때 귀빈실을 쓰지 않았다"면서 "차별적 대우를 개선하겠다. 정치인보다 일자리 많이 만드는 기업인이 많이 써야 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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