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칼럼]백신, 질병과의 끝없는 전쟁

김훈 녹십자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01.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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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칼럼]백신, 질병과의 끝없는 전쟁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와의 끝없는 전쟁을 벌인 존재는 다른 무엇도 아닌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병원 미생물, 바이러스 등이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폴리오 바이러스에 의한 소아마비 환자가 새겨져 있을 정도이다.

예방 백신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의 99 %까지 발병률을 줄일 수 있는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의약품으로서 좀더 건강하고 오래 살고자 하는 우리 인간의 기본욕구와 함께 날로 그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는 제약산업의 한 분야이다.



최근 생물테러, SARS(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AI(조류인플루엔자, Pandemic flu) 등 감염성 질환에 대한 백신의 생산능력이 감염성 질병에 대한 방역은 물론 생물무기 대응에 대한 전략적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911 테러 사태 이후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천연두, 탄저병 등과 같은 전염병은 한번 발생하면 확산속도가 너무나 빨라 국경에 관계없이 그 피해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해당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개별 국가와 초국가 조직(UN 등)에서는 백신 접종과 같은 면역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저개발 국가의 경우 전염병과 기아에 의한 유아 사망률이 훨씬 높은데도 복잡한 정치상황과 예산부족 등으로 그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범국가적 단체들은 지구평화 및 세계공영을 도모하기 위해 이들 국가에 의료 및 식량을 계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구호품이 바로 백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백신의 수급은 개별 국가는 물론이고 초국가적 조직의 질병 예방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므로 백신은 초국가적 산업의 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백신은 낮은 마진율, 정부에 의한 가격 통제, 생물학적 제제로서의 유통과정 리스크에 대한 규제 등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워 소수의 일부 제약업체들만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현재 예방 백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백신 시장의 대부분을 3개 대형 다국적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GSK), 사노피파스퇴르社, MSD社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Wyeth-Ayest 와 Chiron(현 노바티스)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2004년 이후 이들 빅 5 업체가 세계 백신 매출의 약 63 %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백신 신약 연구 개발에 있어서의 바이오 기술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전통적인 예방 백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개발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중소 제약업체들과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백신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바이오 기술에 기반한 계속된 신기술 개발로 백신도 단순한 질병 예방차원을 넘어서 질병의 진행을 근절·억제·감소시키는 치료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또한 일반의 면역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증가와 함께 특허권을 수반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분야로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수년 내에 급부상할 백신에 대해 관련 제약업체를 비롯한 바이오 회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무려 400여종의 백신이 이미 이용되고 있거나 개발 중이다

또한 백신 시장은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경제 동향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 때문에 타 부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건재할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전염병이 근절되지 않는 한 신규 수요가 계속 창출될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Datamonitor에 의하면,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04년 기준 약 9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연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을 통해 2010년에는 250억 달러 내외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향후 다종다양한 복합 백신, 바이러스 백신 등과 관련된 신약 개발로 시장이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특성상 백신 분야도 예외일수 없다. 다른 바이오 산업과 마찬가지로 해당 백신에 대한 자체 개발 기술을 확립하고 백신의 자체 개발, 확보 만이 이러한 FTA상황을 국내 보건산업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2007년 이후 국내 많은 제약회사들이 백신 분야에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어, 국가 질병 극복을 위한 예방 및 치료 백신의 개발 전망이 밝아,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의 날이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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