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뭣에 쓰는 물건이고? ELW(1)

남궁원 외부필자 2008.01.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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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금까지 파생상품으로 선물과 옵션만을 다루며 이야기를 풀어왔다. 그런데 선물, 옵션 말고도 우리가 다루어야 할 금광이 하나 더 남아 있다. 그것이 ELW다.

ELW시장이 2005년 12월 1일에 개설된 이래로 현재 국내 ELW 시장은 거래액 기준으로 세계 4위이다. 참 대단한 성장이다. 현재 하루 평균 거래액이 수천 억에 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ELW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를 대개 선물이나 옵션과 혼동하곤 한다. 하지만 ELW는 옵션과 선물과는 크다면 큰 차이가 있다.



ELW는 'Equity Linked Warrant' 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주식 워런트 증권’이라고 한다. 현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예를 들어 A사가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A사의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 고가에 매도하는 식으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ELW는 특정 주식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또는 ‘팔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선물이나 옵션과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레버리지 효과 면에서 본다면 옵션과 많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ELW 또한 레버리지 효과가 매우 크며 장중 호가가 급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 거래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만약 A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 A사의 콜 워런트를 사서 큰 수익을 낼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A사의 풋 워런트를 사서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즉 ELW도 본 칼럼란에서 필자가 제일 먼저 강조했던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는다'가 성립하는 것이다.

물론 방향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깔리지만 말이다. 우리는 흔히 ELW를 '종목의 옵션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ELW에는 ‘Kospi 200 지수’에 투자하는 ‘지수형’과 Kospi 200에 등록된 종목에 투자하는 ‘종목형’이 있으니까 말이다.

ELW 거래로 인한 수익을 계산하는 쉬운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만약 여기 30만원인 A사의 주식이 있다고 하자. 만약 투자자 입장에서 A사의 주가가 여전히 매력있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본다면 A사의 주식을 미래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 워런트를 구입하는 것이다. 즉 현재 30만원인 A사의 주식을 2개월 뒤에 35만원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예상 하에 그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만약 그 ELW가 현재 만원이라면 투자자는 현재 30만원을 투자해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2개월 뒤에 A사의 주식을 35만원에 매수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만약 2개월 후에 A사의 주가가 40만원이 됐다면 콜워런트를 행사하여 A사의 주식을 35만원에 살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투자자는 ELW의 매입가격 만원과 행사가격 35만원을 합한 36만원을 투자하여 40만원에 처분하는 셈이 되므로 4만원의 이익이 발생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단지 만원을 투자하여 4만원의 이익을 냈으니 수익률이 400%나 되는 것이다.



만약 A사의 주식이 만기까지 35만원을 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까? 그 때는 콜워런트의 권리 행사를 포기하여 ELW 매입가격인 만원만 손실을 보면 되는 것이다. 또한 만기 전이지만 만약 A사의 주가가 35만원보다 올랐을 경우는 그 권리를 미리 행사할 수 있다. 즉 주가가 35만원을 넘어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만기까지 언제든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ELW는 옵션과 많은 차이들이 있다. 필자는 옵션 거래에서 만기의 중요성에 대해 누누이 이야기해 왔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옵션 가격들은 죽을 날이 다가오는 것이므로 심하게 널뛰기를 한다. 프리미엄이 급격히 감소하며 결제가 가능한 내가격 옵션이 아닌 이상은 옵션 하한가 1000원을 향해 줄달음치는 것이다.

물론 ELW도 거래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ELW는 만기일이 가까워져 오면 주가가 오히려 잘 움직이지 않는다. ELW를 거래할 때 잔존 만기가 긴 것을 고르라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ELW를 다루는 데 있어 가장 특징적인 제도는 LP 제도라 할 수 있겠다. LP는 Liquidity Provider의 약어로 유동성 공급자라 하는데 옵션과 같은 경우는 옵션 시장이 개설되어 있어 거래되는 종목들이 Kospi 200 지수에 따라 한정이 되어 있다. 물론 때에 따라 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새로운 콜옵션과 풋옵션 종목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옵션 시장은 단순히 시장 수급에 의존하고서도 거래가 원활히 일어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시장 참여자들의 수가 종목 수에 비해 나름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ELW의 경우는 종목 수가 엄청 많은데다가 ELW를 거래하는 자본은 아직 한계가 있으므로 누군가 유동성을 공급해 거래를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만약 속칭 세력이 시세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도 많으므로 일종의 매니저 제도인 LP 제도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ELW를 거래할 때는 신뢰감 있는 LP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독자들은 선물, 옵션, ELW 중 어느 상품에 가장 구미가 당기는가? 어느 상품이던 실전에 임할 때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파생 상품 거래는 장난이 아니다. 이를 장난처럼 생각한다면 차라리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하라.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 ELW에 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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