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李, 대선 후 첫 회동..화기애애 속 덕담

권성희 오상헌 기자 2007.12.2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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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盧, 4대보험 통합 징수법 처리 당부..李, "한미FTA 잘하셨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국정 전반과 인수인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의 만남은 대선 이후 9일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는 대통령과 당선인간 회동이 대선 2~3일 후에 이뤄진 전례에 비쳐볼 때 다소 늦은 것이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2시간10여분 동안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노 대통령의 퇴임 후 귀향 문제, 청와대 생활, 업무 인수인계, 부동산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과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전했다.



◆부동산정책, 교육문제에 대립 의견 없이 의견 교환

노 대통령은 이 당선인에게 "부동산 정책과 교육 정책은 정책의 역사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서 '대한민국 부동산 40년', '대한민국 교육 4년'을 책으로 만들어 일반 출판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이 당선인이 "그 책 두 권을 주시면 읽어보겠다"로 말했고 노 대통령은 책을 가져오게 한 뒤 이 당선자에게 전달하며 "꼭 읽어보시면 매우 도움이 되실 것 같다"고 책을 선물했다.

교육문제와 관련해서는 수능과 내신 등 대학입시제도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정책 토론이 아니라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천 수석이 전했다.

주 대변인도 "두 분이 수능, 내신 얘기를 나누셨다. 어떻게 하면 문제없는 대입제도로 갈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며 "이 당선인은 수능과목이 너무 많다는 문제점 등을 말했고 대립 의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법과 4대보험 통합 징수에 관련 법률은 정파의 이익을 떠나 매우 시급한 법안"이라며 "시급히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충분히 검토해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한 뒤 배석한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챙기도록 지시했다.

이 당선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먼저 화제로 꺼내며 "한미FTA 체결은 정말 잘 하신 것 같다. 노 대통령이 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주도적으로 하신 일이기 때문에 퇴임 전에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2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 설득하겠다. 대통령도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답했다.

◆盧 "대통령직 권위 지키는데 도움"..李 "전임자 예우하겠다"

정권 인수인계와 관련, 노 대통령은 "2005년말부터 인계에 대비해 대통령 기록관리법도 만들고 실무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국정관리 시스템이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고 보안성의 문제도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는 "그런 제도를 디지털 시대에 청와대가 앞장서서 해서 정말 잘된 것 같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시니 가능한 것 같다"며 "법도 시스템도 잘 돼있으니 역대 어떤 때보다 인계인수가 잘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디지털 시스템에서 문서를 출력하든 보려고 하든 개인 PC로 할 수 없고 서버에 들어가야 한다. 누가 열람했는지 다 나오기 때문에 일부의 말처럼 '문서폐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회동 말미에 "퇴임 후 당이 다르고 정책 비판은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대통령직 자체에 대한 권위와 신뢰를 지키는데 도움을 드리겠다. 필요하면 국민들에게 설명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당선자는 "후임자가 전임자를 예우하고 잘 모시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에서 북핵문제, 남북정상회담,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선 문제, 대선과정에서의 갈등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천 수석과 주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비서실장과 천호선 홍보수석, 이 당선자측에서 임태희 비서실장과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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