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재계, 첫단추 잘 뀄다..관계개선 기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7.12.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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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부와 냉랭했던 관계서 협력관계로 전환 계기 마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과의 첫 만남은 호의적이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재계 총수들은 대부분 만족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재계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 당선자의 말처럼 '정부와 기업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제대로 대접 못받았는데..."= "지난 5년간 기업인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이날 간담회장을 떠나면서 남긴 이 말은 참여정부와 재계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참여정부가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한 정책을 펼치면서 정부와 재계와의 관계는 냉랭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은 150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내부에 쌓아놨지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이윤'을 쫓는 기업이 투자를 안한게 전부 정부 탓은 아니겠지만 '팽배한 반기업정서'가 기업들의 투자의지에 악영향을 끼쳐 왔다. 특히 재계는 투자를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반기업정서 해소에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반 성과가 없었다고 푸념해 왔다.



재계는 이번 만남이 이같은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 당선자의 친기업적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실제로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핵심규제를 풀겠다", "규제 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아침에 보고 받으면 오후에 결제하는 정도로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등 규제완화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강조했다. 또 "정부가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하겠다는 것인지 제시해 달라"며 "직접 연락해도 좋다"고까지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만남은 차기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을 확인하고 재계가 다시금 투자에 나서자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게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기업, 협력적 관계 만든다= 이 당선자와 재계는 앞으로 협력적인 관계를 만들자는데 의기투합을 했다. 물론 역대 정부에서도 재계는 정부에 협력하겠다고 밝혀 왔다는 점에서 실제 성과를 낼 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날 당선자측은 재계가 제안한 '민관합동 국가경쟁력 강화 위원회 설치'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민관합동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는 전경련이 지난 11월 회장단회의에서 인수위에 건의키로 한 조직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고 국무총리와 전경련 회장이 공동의장을 맡아 글로벌 관점에서 국가운영제도 개선, 규제 개혁, 노사 화합,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기업·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자는 것.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경쟁력강화위원회 설치에) 같은 생각이다. 논의하자고 했으니 합의된 걸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인수위 내부에도 비슷한 위원회가 있지만 인수위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중심이므로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이같은 당선자측의 러브콜에 투자계획을 재점검하고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기업들이 지금 짜놓은 내년도 사업계획은 기존의 경영환경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새정부가 공약한대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경우 예를 들어 수도권 공장 건설 등 규제로 인해 불가능했거나 가능하더라도 타산이 맞지 않아 못했던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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