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갈수록 커지는 IPO부담

더벨 현상경 기자, 박홍경 기자 2007.12.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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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제과에 무슨일이?②]유동성 빠듯..투자 재유치 불가피

이 기사는 12월30일(10: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해태제과 인수금융에 참여했던 KB와 KTB조합의 이탈로 크라운제과 (5,950원 ▲40 +0.68%)의 유동성 사정이 다소 빠듯해졌다. 이들 조합이 풋옵션을 행사한 보통주 24만3000주를 사는데 드는 돈은 400여억원정도. 해태제과는 작년까지 적자였고 크라운제과 주머니사정도 넉넉한 편이 아니다.



크라운제과 (5,950원 ▲40 +0.68%)는 해태제과 인수를 위해 자기자금 1050억원을 썼다. 은행권에서 빌린 돈은 3000억원을 넘는다. 상당 규모 자산은 은행 담보로 잡혀 있다.

궁리끝에 크라운제과는 풋옵션 행사로 사들인 주식을 약간 싼 가격에 일부 되파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해태제과 지분 6만주(지분율 2.86%)를 KB조합의 운용사인 KB창업투자에 매각한다고 밝힌 게 그 내용.



매각금액은 93억원, 주당 15만5000원의 가격이다. 크라운측은 "유동성 문제를 감안해 추가투자를 요청했다"며 "KB창투는 조합해산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자기계정으로 지분일부를 되사줬다"고 밝혔다.

업황부진이 고민거리

크라운제과의 유동성부담은 해태제과 인수후 험난했던 경영환경과 그로 인한 영업부진이 핵심 원인이다.
해태제과, 갈수록 커지는 IPO부담


크라운의 영업이익률은 과자유해성 논란과 웰빙 열풍 여파로 작년 1.6%까지 떨어졌다. 산도, 초코파이 등 제품가격은 고정된 반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해태제과 영업이익률도 2005년 -9.1%, 2006년 -1.9%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또 인수자금이 해태제과 차입금으로 조달돼 부채비율도 400%에 육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해태제과 7월말 현재 순차입금이 2578억원에 달해 과중하다고 봤다.

군살빼기식 구조조정으로 합병시너지 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하기도 어려웠다. 제과업계의 '루트세일' 유통망, 즉 영업사원이 도매상없이 차량으로 직접 소매상에 납품하는 방식 때문에 판매조직 통합은 오히려 손해였다. 장악한 시장의 절반을 포기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 '해태' 브랜드가 갖는 높은 가치도 놓치기 어려운 상황.



재투자자 모집필요..IPO부담감 상승

사정이 이렇다 보니 크라운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해 놓은 해태제과 상장을 앞두고 새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차적으로는 남은 투자자, 즉 군인공제회와 크라운협력사의 추가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는 △실적과 무관한 연11% 수익률 △크라운제과 2차지급보증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 발급 등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받았다. 크라운은 이런 조건을 또 한번 제시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협력사에 손을 벌리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크라운측은 "해태제과 인수금융에 참여했던 협력사(납품업체)들에게 또 자금부담을 지우기 곤란한 면이 있지만 협조를 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여타 금융사, 외국계 펀드 등에게 투자를 요청할 수도 있다. 크라운은 "다소 싼 가격이면 해태제과 지분을 지금이라도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그러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지분을 갖고 가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차입금 가운데 2200여억원도 아직 못갚았다. 우리은행이 이끄는 대주단은 올해 1차 리파이낸싱을 통해 2009년까지 상환기간을 연장해줬다. 내년 예정된 해태제과 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준 셈이다.

크라운으로서는 해태제과 IPO 성공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풋옵션때문에16만원 넘게 주고 되사들인 지분에서도 고수익이 날 정도로 주가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IPO에 실패하면 인수금융 참여자들과 은행에 대한 채무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다.


크라운해태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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