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쇄신 논란..盧 그림자 벗을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2.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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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모임 "·김한길그룹 "노무현 틀 벗어야" 지도부 구성방식 논란 지속

대통합민주신당이 뒤숭숭하다. 당 쇄신 방안에 대한 이견 탓이다.

대선 패배 책임론과 새 지도부 선출 방식 등 어느 것 하나 공감대를 이루는 게 없다. 사퇴론에 직면한 지도부에게 리더십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핵심 쟁점은 새 지도부 선출 방식. 합의추대냐 경선이냐의 문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친노 그룹을 둘러싼 논쟁, 즉 '노무현 프레임'이란 화두가 자리한다.
▲12월20일, 대선패배 뒤 고개 숙인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12월20일, 대선패배 뒤 고개 숙인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


물밑 갈등이 표면화된 건 지난 25일.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의 초선의원 18명은 "계파별로 안배해 구성된 현재의 쇄신위가 쇄신 대상"이라며 쇄신위 해체와 당 지도부 사퇴, 이후 더욱 강력한 쇄신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7일 한 발 더 나가 "참여정부의 총리나 장관,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이나 원내대표를 지낸 분들께 백의종군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인적쇄신 대상을 구체화했다.

신당이 '노무현 색깔'을 그대로 안은 채 총선을 치르면 대선과 같은 참패가 불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현재 당의 상황은 현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새 대표를 합의추대하자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공교롭게 그 이유도 총선때문이다.

총선(4월9일)은 1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2월3일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치르자면 1월 한달은 꼬박 당내 경선으로 보내야 하고 총선을 준비할 여유가 없다는 것.

당 지도부와 쇄신위원회가 초선모임을 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안(案)이 마련되면 쇄신위나 지도부, 의총에 내달라"며 "그렇게 하지는 않고 (지금처럼) 날마다 언론을 통해 국민들께 뭔가를 직접 발표하겠다면 당이 견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정 인사의 당 대표 출마설도 '경선론'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게 만든다. 김한길 의원 얘기다.

출마설이 기정사실로 인식되기에 이르자 김한길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당권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당원의 권리를 제한하는 편법적 합의추대가 정당한 것이고, 당헌이 정한대로 정상적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하자는 주장이 마치 해당행위인 것처럼 매도되는 상황이야말로 우리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왜 다시 노무현인가= 이같은 논란 속 줄곧 등장하는 것이 '노무현 프레임'의 탈피, 즉 친노그룹의 2선 후퇴론이다.

합의추대란 여러 계파간 동의 또는 묵인을 전제로 한다. 친노그룹도 엄연한 계파로 존재한다.

경선 없는 지도부 추대는 친노그룹의 지분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럴 경우 노 대통령의 그림자는 계속 신당에 남는다.

김한길 의원이 "잘못한 게 뭐냐고 했던 사람들은 앞줄에서 물러나 자숙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초선모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초선모임은 "특정 정파와 전혀 관계없다"(문병호 의원)고 손사래를 쳤다.

이와관련 당 쇄신위원회는 이번 주 안에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한길 의원은 "쇄신안을 보고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초선모임 문병호 의원은 "기대할 게 없다, 현상유지 수습책이 나올 것"이라고 반응했다.

정작 친노그룹은 쏟아지는 비난에도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반격을 시도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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