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2008-④]고유가 지속된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1.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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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장중 99.21달러까지 치솟은 국제유가는 2008년 세자릿수 시대를 열 전망이다.

2007년 1월 2일 불과 61.05달러로 시작했던 유가를 급격히 끌어올린 것은 수요과 공급의 불협화음이었다. 이머징마켓 경기가 견조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의 증산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07년말 세계 경기 둔화 전망에 잠시나마 90달러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책, 이머징마켓의 견조한 성장 전망 등으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제는 유가 고공 비행이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가 올해 훨씬 크다는 점이다. 2007년의 경우 유가 급등세가 주로 하반기에 집중되는 양상이었지만 2008년에는 일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007년 61.0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던 유가는 1월 18일 배럴당 50.48달러를 기록, 연중 최저치로 후퇴했다가 2월 21일 60달러를 돌파한 후 6월 29일에는 70달러도 넘었다. 이후 9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80달러를 넘은 후 10월 25일에 90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2007년에는 2006년과 달리 허리케인 같은 자연 재해가 없어 수요 및 투기가 유가를 끌어올린 거의 절대적인 요인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2008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평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로 종전 전망치 85달러보다 12% 인상한다"면서 "2008년 말에는 WTI 가격이 10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좌우할 휘발유 가격은 2007년 평균 갤런당 3달러에서 2008년 4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리소스펀드는 "유가 100달러 시대가 눈앞에 있으며 2008년 봄 시즌에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2007년 평균 70달러였던 유가는 올해 평균 80~8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 원유 수급을 관리하는 에너지정보청(EIA)도 최근 2008년 평균 유가 전망치를 종전 80달러에서 84.9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IA는 "원유 시장의 수급 여건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유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뉴욕상업거래소의 에릭 볼링 트레이더는 "올해 유가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린 시장 상황이 최소 12개월 동안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유가가 60달러에서 120달러대에서 움직이겠지만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재해가 닥칠 경우에는 130달러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추세화되고 있는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중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약달러와 이머징마켓 경제 성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1%에 달하면서 원유 수급시장의 '퍼펙트 스톰'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대 공급책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도 여의치 않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으로 에너지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힌 것은 사우디의 매장량이 바닥에 이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유가 하락 반전을 점치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브캐피털매니먼트의 스티븐 리브는 올해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지만 경기둔화가 가격을 끌어내릴 가능성 역시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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