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이용할 선박 거의 없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12.26 14:40
글자크기

한국경제학회 주최 '경제정책포럼'서 부정적 의견 제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경부운하) 건설과 관련, 운하를 이용할 화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당선자의 '연간 50만호 주택공급' 공약에 대해서도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재완 중앙대 교수는 26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경제학회(학회장 이영선 연세대 교수) 주최로 열린 '2007년 경제정책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물류수단을 선택하는 화주들의 입장에 비춰 경부운하의 물류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현재 화주들은 연안해운 운임이 가장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주로 도로를 이용하는데, 이는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고 파손 가능성이 있는 '환적'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부운하의 경우 최대 5개의 터널, 16개의 댐, 20개의 갑문이 필요한데 20개의 갑문을 통과하기 위한 대기시간을 기약할 수 없다고 허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운송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경부운하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도로가 막혀도 최대 8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데, 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운하를 이용할 화주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경부운하 공사비용과 관련, 이 당선자 측은 공사비로 15조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사 난이도와 기간 등을 고려할 때 30조~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그는 "경부운하 건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수준도 부족하다"며 "대운하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제2의 새만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부운하에 대해 객관적이고 전문성을 가진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타당성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허 교수는 강조했다.

한편 이 당선자의 '연간 50만호 주택공급' 공약과 관련, 허 교수는 "지난해 주택보급률이 이미 107.5%로, 지방은 126%를 넘고 미분양물량이 10만가구에 이른 것은 주택공급 과잉의 징조로 볼 수 있다"며 "연간 50만호 공급이 적정한 규모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