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건강]초보 괴롭히는 방아쇠 수지증

윤재영 나누리병원 진료부장 2008.01.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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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새해부터는 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에서 '골프와건강' 칼럼을 연재합니다. 윤재영 나누리병원 진료부장이 진행합니다. 윤 부장은 장형외과 전문의로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을지대학 중앙의료원, 오산당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역임했습니다.】

[골프와건강]초보 괴롭히는 방아쇠 수지증


지난 가을 뒤늦게 골프를 시작한 40대 중반의 C씨는 거의 매일 연습장을 다니며 2~3박스씩 볼을 쳤다. 한달 쯤 지났을 무렵 왼손 새끼손가락이 퉁퉁 붓고 아프기 시작하더니 잘 구부러지지도 않았다. 처음엔 다들 그런다기에 참고 계속 연습했는데 호전되기는커녕 왼손 전체가 뻐근하고 평상시에도 손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악화되었다. 가운데 손가락으로는 물건을 잡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손가락 모양이 총을 쏘는 것처럼 변한다고 해 방아쇠 수지증(trigger finger)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C씨처럼 골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골퍼에게 많이 발생한다.



초보골퍼는 아직 손가락의 근육이 잘 단련되지 않고 그립을 잡는 강도를 조절하는데도 익숙하지 않아 그립을 잡을 때 너무 세게 잡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공을 치는 경우가 많아 손가락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이처럼 손가락에 갑자기 많은 힘이 주어지면 손가락의 뼈와 근육을 연결해 손가락을 굽히거나 펴는 것을 가능케 하는 건(腱)조직에 콩알 같은 결절이 생긴다. 건조직에 생긴 결절은 염증을 일으키고 손가락의 움직임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손가락이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처음에는 힘들다가 일단 결절이 있는 곳을 지나면 ‘딸깍’하는 느낌과 함께 갑자기 쉽게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손가락이 굽혀진 채로 펴지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방아쇠 수지증이 의심되면 우선 골프는 잠시 중단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손가락에 자극을 피해 붓기를 가라 앉혀야 한다. 통증이 발생한지 24시간 이내에는 냉찜질로 빠른 회복을 유도할 수 있으며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손바닥의 손가락 관절 부위에 국소주사를 주입하는 경피적 주사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통증이 자주 재발하거나 결절이 생겼다면 인대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막을 절개해 부어오른 힘줄을 풀어주고 손가락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수술을 하기도 한다. 약 20분정도 소요되고 수술 후 통증완화를 위해 부목고정이나 탄력붕대로 짧은 기간 고정한다.

방아쇠 수지증은 그립과 관련된 근육을 잘 풀어주면 예방할 수 있다. 스윙을 반복한 후 손가락이 저리다면 다른 손바닥으로 손가락 전체를 잡아서 손등 쪽으로 10초 정도 젖히거나 아픈 손가락을 다른 손으로 감싸 눌러주기를 반복하면 근육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그리고 스윙을 한두번 한 뒤에는 그립을 풀었다가 다시 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는 것이 그립의 변화를 막아주고 스윙 또한 망가지지 않게 해준다. 연식 정구공을 손가락 끝으로 잡고 주물럭거리는 동작을 자주 반복하는 것도 방아쇠 수지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손가락 통증을 빨리 없애려면 그립을 일정한 힘으로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대부분 어드레스때 느슨하게 잡았다가 다운스윙 직전에 무의식적으로 그립을 강하게 잡게 된다. 그립은 어드레스부터 임팩트 때까지 동일한 악력 (최대 악력의 약 70-80% 정도)으로 잡아야 한다. 초보골퍼에겐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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