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2008-⑤]달러약세 멈출듯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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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달러 약세 추세는 유효, 단기 반등할 수도

달러가 2008년에도 약세를 지속할 것인가? 달러 가치에 대한 논란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더이상 모델료를 달러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젤 번천더이상 모델료를 달러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젤 번천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부터 6년째 이어온 달러 약세가 이미 힘을 잃었으며, 달러 가치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시황을 살펴보면 달러 약세는 11월말 이후 주춤해진 상황이다. 지난 11월 23일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사상최고치인 1.4967달러까지 치솟으며 1.50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현상황을 종합해보면 다소 복잡한 결론이 도출된다.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보다 상대적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지될 가능성 크다.

그러나 6년간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과 함께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달러 강세를 유도, 2008년에는 오히려 달러 가치가 반등할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달러 약세가 새해에도 지속된다 하더라도 이전처럼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6년째 이어온 약달러, 기축통화 위상 흔들

[프리뷰2008-⑤]달러약세 멈출듯
달러 약세는 지난 2002년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데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됐다. 미국 정부도 막대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 가치 하락을 방조했다. 그리고 올들어 미국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달러 약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해 연말 달러/유로 환율은 1.3199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 11월 23일 장중 1.4967달러를 기록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경기 침체에 따른 미국 금리 인하로 달러 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달러 이탈 추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기축통화로써 달러 위상을 급격하게 흔들고 있다.

미국 경제 약세와 대비되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개발도상국 경제의 부상과 유로화에 대한 신뢰상승,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미국 소비 시장 침체 우려 등 2007년동안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할 이유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6년째 지속되고 있는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이 바닥을 쳤으며 곧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미국 성장률이 유로존 상회 예상, 달러 강세 신호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미국 경제에 오히려 뒤처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7년 미국 성장률을 2.2%, 2008년 2.0%로 전망한 반면 유로는 2007년 2.6%에서 2008년 1.9%로 큰 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유로지역은 금리인상과 유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2008년 유로존과 미국과의 경제성장률은 역전되며, 이는 달러/유로 환율의 하락을 의미한다.

또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 인플레이션 △ 고금리 △ 경기침체 등 3대 악재를 유발한다. 달러 약세는 수입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다. 미국 자산 매력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도 필요하다. 인건비 때문에 외국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수입을 줄이기도 힘들다. 결국 약달러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 달러가치 바닥권 근접 분석 잇달아



최근 월가 투자은행들은 달러 가치가 바닥을 쳤다는 견해를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는 현재 주요 8개국 통화에 비해 13.2% 가량 평가절하됐으며, 지난 6년간의 하락기를 거치면서 바닥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BOA의 로버트 신체 외환투자전략가는 "달러화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달러 가치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일단 달러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속도가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투기 세력들이 상당한 자금을 달러가치 하락 쪽에 베팅한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환매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외화자산을 팔고 이를 본국으로 송환할 경우에도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



◇ 장기적 추세론 달러 약세 유효

그러나 약달러로 신뢰를 잃은 달러화가 2008년을 넘어 2009년에도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의문이다. 이미 해외 투자자들은 달러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투자자금을 달러 자산에서 유로화 자산으로 옮기고 있다.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던 미국의 패권이 브릭스, 유럽연합(EU)의 등장으로 흔들리는 것과 궤를 같이해 달러화의 위상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미 달러화 자산 비중은 2001년까지 70%를 유지하다 지금은 63.8%로 떨어진 반면, 유로화는 15~16%에서 26.4%로 오히려 확대됐다.

2008년에는 미국 달러화가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추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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